[매경닷컴 MK스포츠(대전) 황석조 기자] 1군 무대에서 볼 수 없어도 연일 화제의 중심에 놓여있던 한화의 에스밀 로저스(31)가 올해 첫 실전등판을 치렀다. 장소는 2군. 전날 김해 상동구장에서 열린 퓨처스리그 롯데와의 경기에 선발투수로 출격해 4이닝을 던지며 점검의 시간을 가졌다. 결과는 나쁘지 않았다. 남은 과제는 복귀 후 지난해 리그를 호령했던 모습을 다시 보여줄 수 있을지 여부다.
로저스의 향후역할은 막중하다. 한화는 전날 승리로 이번 시즌 첫 연승의 쾌거를 이뤘으나 선발진은 여전히 물음표를 남겼다. 28일 경기도 선발로 나선 송은범이 3이닝 동안 4피안타(1피홈런) 1볼넷 3탈삼진 2실점하며 조기에 강판 당했다. 지난 23일 부상회복 뒤 첫 등판을 가졌던 이태양은 여전히 조심스럽다. 다만 알렉스 마에스트리가 두 번이나 퀄리티스타트를 기록했으며 심수창도 2경기에 등판해 기대 이상의 투구내용을 펼친 부분은 긍정적이었다.
한화는 선발진이 조기에 무너지는 경우가 여전히 잦다. 그러자 롱릴리프 송창식이 대다수의 경기에 출전해 진땀나는 피칭을 거듭하는 중이다. 최근 잘 틀어막고 있지만 정우람-권혁-박정진으로 이어지는 불펜진의 호투도 매번 이어질 수 없다. 결국 한화에게 필요한 것은 경기를 지배하며 쉽게 끌어가줄 수 있는 에이스의 존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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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화의 에이스 에스밀 로저스(사진)가 올해 첫 실전피칭을 마쳤다. 그는 5월8일을 복귀시점으로 직접 밝혔다. 사진(김해)=천정환 기자 |
로저스는 이날 롯데 2군을 맞이해 4이닝 동안 총 51개 공을 던졌다. 경기 전 계획했던 50개 투구를 알맞게 맞췄다. 최고구속은 149km까지 찍혔으며 속구와 함께 커터와 체인지업을 주로 구사했다. 피홈런 포함 4안타를 맞았으나 볼넷은 없었고 탈삼진을 6개나 솎아냈다. 본인 스스로 현재 몸 상태가 85%정도라고 밝혔던 만큼 완벽함 보다는 감각 살리기에 초점을 맞췄다.
주목할 점은 로저스의 자신감이었다. 경기 내내 여전한 특유의 몸짓과 표정을 보여줬다. 경기 후 인터뷰에서도 “모든 것이 순조롭다. 빠른 시일에 (위기에 빠진) 팀에 보탬이 되고 싶다”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이어 “다음 주(3일) 한 차례 2군 등판을 가진 뒤 5월8일 kt전에 등판 한다”고 직접 복귀시기까지 언급했다.
애타게 로저스를 기다렸던 한화로서는 반가운 소식이다. 로저스가 예정대로 복귀해 기대만큼의 투구내용을 보여준다면 팀으로서 반등의 발판이 마련될 것이다. 특히 완투에 대한 기대보다 5이닝을 소화해주는 것만으로도 선발진의 희망이 되는 최근 팀의 현실을 감안했을 때 지난 시즌 네 차례 완투승(3완봉승)을 기록했던 로저스에게 주어질 기대치는 분명하다. 빈약한 선발진, 과부화 위기인 불펜
그렇지만 부상을 겪었던 점. 달라진 올 시즌 KBO리그의 판세와 팀별 전력은 분명 로저스에게 또 다른 변수로 작용될 가능성이 있다. 한화 마운드의 명운이 달린 로저스의 첫 등판이 주목되는 것은 이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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