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美 로스앤젤레스) 김재호 특파원] 프로 선수가 논란에 대응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결과로 보여주는 것이다. 지난 한 주, 한국인 메이저리그 선수들은 이를 충실히 실행했다.
강정호, 사구에 홈런으로 답했다
강정호 한 주 성적: 5경기 16타수 5안타 2홈런 4타점 1볼넷 2사구 4삼진
강정호는 복귀 후 두 번째 주에도 홈런을 신고하며 장타력을 과시했다. 12일 신시내티 레즈와의 원정경기에서는 엉덩이가 뒤로 빠지며 방망이를 앞으로 뻗는 스윙으로도 커브를 받아쳐 담장을 넘겼다. 한 손으로 배트를 잡고 팔로스윙을 했지만, 담장을 넘기기에는 충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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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구에 홈런으로 응수했다. 사진=ⓒAFPBBNews = News1 |
강정호의 활약으로 피츠버그는 지난해 와일드카드 플레이오프에서 자신들을 좌절시킨 컵스를 상대로 시즌 첫 승을 신고할 수 있었다. 원래는 이틀 선발, 하루 휴식의 흐름으로 갈 예정이었지만, 신시내티에서는 한 경기가 비로 취소되며 2경기 모두 선발 출전했고, 컵스 원정에서는 3경기 모두 선발로 나왔다. 강정호는 부상 회복 후 첫 3일 연속 선발 출전을 무난하게 소화하며 다시 한 번 자신의 복귀를 알렸다.
볼티모어에 뺨맞고 클리블랜드에 화풀다
박병호 한 주 성적: 5경기 19타수 5안타 2홈런 3타점 3볼넷 8삼진
극과 극의 성적이었다. 홈에서 열린 볼티모어 오리올스와의 시리즈에서는 2경기에서 7타수 무안타로 부진했지만, 장소를 클리블랜드로 옮겨 클리블랜드 인디언스와 붙었을 때는 12타수 5안타로 폭발했다. 14일 경기에서는 데뷔 이후 첫 멀티 홈런 경기를 치렀다. 클리블랜드 선발 조시 톰린은 그에게 첫 멀티 홈런을 허용한 투수로 남게 됐다.
박병호는 지난 주 8일 시카고 화이트삭스와의 원정경기를 시작으로 4경기 연속 안타가 없어 주위의 우려를 낳았지만, 클리블랜드 원정에서 연거푸 홈런과 안타를 기록하며 "문제없다"고 답했다. 그의 활약 속에 팀도 6연패 이후 2연승을 달리며 분위기 반전에 성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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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승환은 묵묵히 자기 일을 해냈다. 사진=ⓒAFPBBNews = News1 |
음지에서 빛난 돌부처
오승환 한 주 성적: 2경기 3 1/3이닝 1피안타 4탈삼진 1홀드
팀과 함께 에인절스-다저스로 이어지는 LA원정 6연전에 참가한 오승환은 두 경기에 나와 모두 1이닝 이상을 소화했다. 13일 에인절스전에서 2이닝 29구, 15일 다저스전에서 1 1/3이닝 21구를 던졌다. 마이크 매시니 감독은 선발이 7이닝까지 버텨준 경기에서는 케빈 지그리스트, 트레버 로젠탈을 필승조로 기용했지만, 선발이 5회밖에 버티지 못한 경기에서는 오승환에게 1이닝 이상 투구를 맡겼다. 13일 경기에서는 선발 아담 웨인라이트에 이어 나와 2이닝을 무실점으로 막으며 팀의 12-10 승리에 기여했다. 15일 경기에서는 4점 차로 뒤진 상황에서 나와 4개의 아웃을 잡았다. 빛나고 주목받는 자리는 아니였지만, 오승환은 자신의 역할을 묵묵히 해냈다. 16일 다저스와의 마지막 경기에서는 마무리 로젠탈이 선두타자에게 볼넷을 허용하자 바로 불펜에서 워밍업을 하기도 했다. 팀의 신뢰를 얻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는 자리였다.
여전했던 ’좌투 킬러’
이대호 한 주 성적: 6경기(선발 3경기) 13타수 3안타 1홈런 3타점 4삼진 1볼넷
이대호가 처한 상황은 조금도 달라지지 않았지만, ’좌투 킬러’의 모습은 여전했다. 탬파베이의 두 좌완 선발 맷 무어, 드루 스마일리를 상대로 연달아 안타를 뽑았다. 특히 스마일리를 상대로는 바깥쪽 공을 밀어쳐 3점 홈런을 만들었다. 밀어쳐서 넘긴 것은 지난 5일 오클랜드 원정에서 라이언 덜을 상대로 기록한 이후 두 번째다.
탬파베이를 상대로 스윕하며 잘나가던 시애틀은 같은 지구의 LA에인절스를 맞아 홈 3연전을 스윕당하며 잠시 주춤한 상태다. 특히 첫 두 경기에서 마무리 스티브 시쉑이 연달아 역전을 허용해 충격은 두 배로 다가왔다. 이대호도 침묵했다. 에인절스와의 3연전에 교체로 두 경기, 선발로 한 경기 나섰지만 5타수 무안타에 그쳤다.
개점휴업
김현수 한 주 성적: 1경기 4타수 무안타
이쯤되면 그 저의가 의심스럽다. 볼티모어 오리올스의 김현수는 경기에 나올 때마다 꾸준히 자기 모습을 보여줬지만, 여전히 기회를 얻지 못하고 있다. 지난주에는 한 경기에 나오는데 그쳤다. 그도 사람이기에 매 경기 잘할 수는 없는 법. 15일 디트로이트 타이거즈와의 홈경기에서는 4타수 무안타에 그쳤다. 선발 출전해 출루가 한 번도 없었던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아직 시즌이 많이 남았다고 하지만, 시즌 개막 후 한달이 지난 지금까지도 그의 입지에는 달라진 것이 없다. 벅 쇼월터 감독 입장에서는 팀이 6할대 승률을 찍으며 지구 선두를 달리고 있는 상황에서 굳이 변화를 줄 필요가 없을 것이다. 이런 팀 상황이 김현수의 입지를 더 좁아지게 만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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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가 돌아온다. 사진= MK스포츠 DB |
복귀 카운트다운
’원조 메이저리거’ 추신수와 류현진은 본격적인 복귀 준비에 나섰다. 두 선수는 지난 16일 나란히 마이너리그 재활 경기를 시작했다. 종아리 부상에서 회복중인 추신수는 트리플A 라운드락에서 3경기를 소화한 뒤 이상이 없으면 주말 휴스턴 원정에서 복귀할 예정이다. 첫 등판에서 첫 등판에서 그는 약 70% 수준의 힘으로 구속 85~89마일의 패스트볼을 보여줬다. 여기에 체인지업과 커브도 시험했다. 2이닝 투구를 마친 류현진은 앞으로 4경기 정도를 더 소화하며 본격적인 복귀 준비에 나설 예정이다. 상위 싱글A 란초쿠카몽가에서 두 차례 던진 뒤 트리플A로 이동한다는 게 지금까지
이주의 한마디
"아리에타같이 핀포인트 제구력을 갖춘 선수는 그런 실투를 하지 않는다."
피츠버그 투수 제프 로크. 강정호를 맞힌 컵스 투수 제이크 아리에타가 고의성이 있었다고 생각하는지를 묻는 현지 언론의 질문에 대한 대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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