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고척) 이상철 기자] “오늘이 결승전이라고 전해주십시오.” 넥센과 kt가 이틀 연속 혈투를 치른 가운데 3연전의 마지막 날인 12일, 염경엽 넥센 감독은 조범현 kt 감독에게 ‘도전장’을 내밀었다.
시즌이 한창인 가운데 결승전이라는 표현은 어리둥절할 수 있다. 이날 경기는 시즌 마지막 경기도 아니며 한국시리즈 7차전도 아니었으니까. 넥센과 kt의 9번째 대결이었다. 앞으로 7번이 남아있다.
그러나 그런 표현을 쓸 정도로 중요한 한 판이었다. 상대 전적은 반환점을 돌았다. 더욱이 넥센은 3위 자리를, kt는 9위 자리를 위협받는 중. 이날 경기 결과에 따라 미끄러질 수 있었다.
넥센과 kt는 ‘인연’의 꼬리로 이어져있다. kt의 KBO리그의 첫 승 및 첫 위닝시리즈의 ‘제물’이 된 게 넥센이었다. 그러나 넥센은 kt를 상대로 11승(5패)을 챙기며 3년 연속 포스트시즌 진출에 성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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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넥센은 12일 고척 kt전에서 8회 대량 득점에 성공하며 두산, NC에 이어 30승 고지를 밟았다. 사진=MK스포츠 DB |
3연전의 마지막 날도 다르지 않았다. 염 감독은 “투수 카드(넥센 코엘로-kt 피노)는 우리가 밀리겠지만”이라고 했으나, 투수전 양상이었다. 부상 복귀 후 첫 선발 등판한 피노는 5이닝 2실점을 기록했으며, 코엘로는 볼넷 5개를 내주고도 6이닝을 1실점으로 막았다.
8회초까지 1점차의 피 말리는 접전이었다. kt는 5회초 2사 만루의 역전 기회를 살리지 못했다. 오정복은 흔들리는 코엘로의 초구를 택했으나 범타. 그래도 최대한 버텨냈다. 넥센은 5회말 2사 2루-6회말 2사 1,3루-7회말 1사 2루 등 잇달아 득점권에 주자를 내보내고도 홈으로 불러들이지 못했다. 한방이 터지지 않으면서 스코어는 2-1의 제자리걸음이었다.
총력전이었다. 13일은 경기가 없는 휴식일. 넥센과 kt 모두 가용 가능한 투수는 대기였다. 이틀 연속 등판한 넥센의 마무리투수 김세현도 예외가 아니었다. 김상수는 8회 구원 등판하며 3일 연속 출석.
1점 싸움이었다. 달아나느냐, 잡느냐. 이럴 땐 보통 미세한 차이가 승부를 가른다. 그리고 대개 수비에서 드러나기 마련이다.
넥센은 2회말 낙구 지점을 놓친 중견수 이대형의 미스 플레이로 2,3루 찬스를 만들어 2점을 땄다. 이대형은 8회말에도 무모하게 다이빙 캐치를 시도하다가 고종욱의 단타를 3루타로 만들어줬다. 넥센은 그 기회를 놓치지 않으며 ‘어제의 영웅’ 김하성의 적시타로 3번째 득점을 올리더니 ‘아꼈던’ 소나기 펀치를 날렸다. 8회에만 타자 일순하며 9득점. 김하성의 2점 홈런(12호)까지 터지며 승부에 쐐기를 박았다.
넥센은 kt와 시즌 전적이 5승 4패. 넥센
넥센과 kt의 만남은 전반기 내 한 차례 더 있다. 올스타전 휴식기 직전인 오는 7월 12일부터 14일까지 수원구장에서 겨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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