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대구) 이상철 기자] 박희수는 지난 14일 SK의 연패 사슬을 끊었다. 마지막 1이닝을 막으며 SK의 28번째 승리를 지켰다.
깔끔하진 않았다. 박희수는 첫 타자 백상원을 헛스윙 삼진으로 잡았으나 김정혁에게 138km 속구를 던졌다가 홈런을 맞았다. 박희수의 시즌 첫 피홈런. 지난해 9월 13일 마산 NC전 이후 275일 만이다. 4-0의 스코어는 4-1이 됐다.
나흘 전 문학 NC전(4실점)에서 아웃카운트 1개를 못 잡고 무너졌던 박희수였다. 개운치 않을 마무리 작업이었을지 모른다.
그러나 박희수는 덤덤했다. 그리고 경기를 마친 뒤 누군가에게 연락을 취했다. 자신을 상대로 홈런을 때린 김정혁이었다. ‘축하한다. 열심히 하는 게 보기 좋다’라는 축하 메시지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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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K 와이번스의 박희수(사진 왼쪽)는 삼성 라이온즈의 김정혁과 동국대 선후배 사이다. 사진=MK스포츠 DB |
홈런을 친 게 마음에 걸려 선뜻 연락하기가 어려웠던 김정혁은 선배의 메시지에 놀라면서 기뻤다고.
김정혁은 “프로 데뷔 첫 번째 홈런(4일 대구 한화전)만큼은 아니지만 두 번째 홈런도 기뻤다. 그런데 (박)희수형을 상대로 친 거라 미안했다. 먼저 연락하기가 좀 그랬는데, 경기 후 축하 메시지를 보냈더라. 나도 ‘죄송하고 감사하다’라고 답했다
훈훈한 이야기. 그러나 그 무대는 프로다. 선후배는 다시 그라운드에서 투·타 대결을 펼칠 날이 올 터. 박희수는 “다음에는 국물도 없다”라면서 웃음이 담긴 경고장을 함께 보냈다. 이를 받은 김정혁은 “그래도 감사했다”라며 활짝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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