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고척) 이상철 기자] “우리는 뛰는 야구와 치는 야구를 병행한다.” 염경엽 넥센 감독이 강조한 넥센의 색깔이다.
넥센은 확실히 ‘뛰는 야구’ 스타일이다. 지난 겨울부터 옷을 바꿔 입었다. 그리고 짧은 시간 내 뿌리내렸다. 20일 현재 63개의 도루로 10개 구단 중 1위다. 도루 실패가 29번(3위)으로 적지 않으나 도루 성공률이 68.5%로 꽤 높은 편이다. 71%의 KIA보다 15개를 더 많이 성공했다.
김하성, 임병욱, 서건창, 고종욱, 박정음 등 발 빠른 선수들을 상,하위타선에 연속 배치하는 게 넥센의 특징이다. 이들이 활로를 열면 다른 선수들이 적시타를 치는 패턴이다. 그렇지만 뛰는 선수가 한정된 건 아니다. 그리고 아무 때나 막 뛰는 게 아니다. 필요에 따라, 상황에 따라 뛴다. 그리고 그렇게 한 베이스를 진루하는 건 상대에게 꽤 아픈 펀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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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넥센은 21일 고척 삼성전에서 8번의 도루를 시도해 6번 성공했다. 이를 발판으로 3연승을 내달렸다. 사진(고척)=김영구 기자 |
장원삼은 이번에도 흔들렸다. 최형우의 홈런에 힘입어 2-0으로 앞선 가운데 마운드에 올랐지만, 그 리드를 지키지 못했다. 장원삼은 지난 15일 대구 SK전에서 2사 이후 7실점을 했다. 이번에도 2사 이후 마지막 아웃카운트를 잡지 못해 실점이 늘었다. 장원삼의 2사 외 실점은 3회 무사 2루서 터진 이택근의 적시타뿐이었다.
가뜩이나 불안한 장원삼을 더욱 흔든 건 김상수의 실책이었다. 2-2로 맞선 2회 2사 주자가 없는 가운데 서건창의 땅볼을 포구 실책. 이닝 종료가 되어야 할 상황서 장원삼은 공 11개를 더 던졌고, 피안타 3개와 함께 3실점을 했다. 안 줘도 될 실점이었다. 초반 2-2와 2-5 스코어의 심리적 압박 차이는 컸다.
그 기회를 대량 득점으로 만들어 승리로 가는 길을 닦은 건 넥센의 뛰는 야구였다. 0-2로 뒤진 1회 내야안타를 친 고종욱의 도루. 뒤이어 안타 3개가 터지며 2-2 동점에 성공했다. 그리고 2회 2사 1루, 김상수의 실책으로 출루한 서건창은 고종욱 타석의 3구에 2루를 훔쳤다. 득점권 찬스. 고종욱이 볼 하나를 거른 뒤 장원삼의 135km 커터를 때려 서건창을 홈으로 불러들였다. 3-2 역전. 그리고 김하성의 3루타 및 윤석민의 적시타가 터졌다.
3회도 이 같은 패턴이었다. 안타-도루-적시타. 교과서적인 득점이었다. 김민성은 안타를 치고 나간 뒤 허를 찌르며 2루 도루에 성공했다. 그리고 이택근이 중견수 배영섭 앞으로 타구를 날리며 1점을 보탰다. 이후에는 도루 실패-삼진-삼진. 적극적인 베이스러닝이 추가 득점의 길을 열었다.
넥센은 6회도 대량 득점에 성공했다. 김하성과 대니 돈의 적시타로 차근차근 점수차를 벌린 것. 눈길을 끈 건 넥센의 9번째 득점. 대니 돈은 김민성 타석 때 2루 도루를 감행했다. 예상을 깼다. 도루 시도가 1번도 없었던 대니 돈의 성공. 김민성이 이날 3번째 안타로 대니 돈을 홈으로 불러들였다.
삼성이 추격하는 가운데 6-4에서 9-4로 달아났다. 그리고 넥센은 이 9번째 득점으로 승리의 발판을 마련할 수 있었다. 8회 백상원의 프로 데뷔 첫 홈런 등으로 혼이 단단히 났지만 실점은 8점까지만. 동점
그리고 곧이어 반격을 펼치며 3득점, 삼성의 추격 의지를 꺾었다. 그 물꼬는 볼넷으로 출루한 김하성의 도루부터 시작됐다. 넥센은 김민성의 2루타 및 유재신의 적시타로 점수를 차곡차곡 쌓았다. 9-8의 살얼음판 리드에서 12-8로 달아났다. 그리고 최근 5경기에서 두 자릿수 득점만 4번.
넥센이 100% 도루 성공률을 자랑한 건 아니다. 3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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