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윤진만 기자] 스페인의 전설적인 미드필더 사비 에르난데스(은퇴)의 식견이 옳았다.
28일 유로2016 16강에서 스페인을 상대한 이탈리아는 스페인 클럽 “FC바르셀로나와 아틀레티코마드리드의 혼합팀” 같았다.
강한 전방 압박과 짜임새 있는 수비로 여기저기서 스페인 선수들의 발을 묶었고, 역습 상황에서 번개 같은 속도로 어퍼컷을 날렸다. 여기까진 유럽 축구의 대세 클럽 아틀레티코를 빼다 닮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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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탈리아 스페인 엇갈린 희비. 사진(프랑스 파리)=AFPBBNews=News1 |
사비가 ‘가제타 델로 스포르트’와 인터뷰에서 말한 대로 체사레 프란델리 시절의 이탈리아와는 다르게 안토니오 콩테의 이탈리아는 바르셀로나처럼 공을 소지할 때에도 경기를 풀어갈 수 있는 팀이었다.
이전까지 이탈리아는 ‘빗장수비’란 테마 아래 공의 소유 내지는 패스 플레이보다는 수비 조직과 역습에 초점을 맞췄다.
콩테의 이탈리아도 조별리그 스웨덴, 아일랜드전과 같이 경기가 풀리지 않을 때는 과거의 지루한 팀의 면모를 드러냈다.
이날은 달랐다. 전반 초반부터 압박 전략이 먹혀들어간 덕에 스페인의 ‘티키타카’를 저지하는 한편, 자신들이 원하는 대로 경기를 운영했다.
그 과정에서 전반 33분 조르지오 키엘리니의 선제골, 후반 추가시간 그라지아노 펠레의 추가골이 나왔다. 다비드 데 헤아의 선방에 막히긴 했으나 상대에 틈을 주지 않고 에데르, 펠레, 엠마누엘레 자케리니 등이 계속해서 골문을 두드리기도 했다. 수비 축구란 편견을 깨부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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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스페인처럼 스페인을 몰아붙인 이탈리아. 사진(프랑스 파리)=AFPBBNews=News1 |
스페인은 다신 없을 최악의 경기를 했다. “스페인은 공을 소지하지 않으면 어려운 경기를 한다”는 선배 사비의 예상 역시 얄궂게도 적중했다.
공을 점유하지 못한 ’티키타카’는 무의미했다. 점유율 58대 42는 많은 것을 담지 못
스페인답지 못한 스페인, 90분 내내 이어지진 않았으나 경기를 주도하는 과정에서 스페인 클럽팀의 강점을 발휘한 이탈리아. 끝내 웃은 쪽은 이탈리아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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