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이상철 기자] 2015년과 2016년 KBO리그의 비슷한 점. ‘유리천장’이 하나 있다. 위치도 그대로다. 와일드카드 제도의 도입으로 가을야구의 기회는 4개 팀에서 5개 팀으로 확대됐지만, 매번 박 터지는 건 5위다.
1위 두산-2위 NC-3위 넥센-4위 SK. 어느덧 고정된 상위 네 자리다. SK가 윤희상의 317일 만에 승리와 함께 삼성전 싹쓸이 승리를 거뒀던 지난 6월 16일, 그 날부터 18일 동안 64경기가 열렸지만, 상위 4개 팀의 위치는 바뀌지 않았다. 4위에서 5위로 내려앉은 LG는 다시 4위로 오르지 못했다. 오히려 5위 자리 사수마저 힘겨웠다.
1년 전에는 더욱 심했다. 2015년 5월 30일 롯데가 공동 4위에서 5위로 내려앉은 뒤 상위 4개 팀의 얼굴이 바뀌지 않았다. 최종 레이스 끝에 5위로 턱걸이를 했던 SK는 당시 48경기만 치렀을 때였다.
![]() |
↑ SK는 6월 16일 4위에 오른 뒤 한 번도 미끄러지지 않았다. 최근 3주간 13승 4패를 거두며 승패 차감도 ‘+3’이 됐다. 사진(잠실)=옥영화 기자 |
6월 17일 이후 넥센과 SK는 각 10승 5패, 10승 4패를 기록했다. 넥센은 승패 차감을 +8까지 끌어올렸다. 시즌 가장 높은 수치다. 5월 29일 이후 ‘No.3’ 자리를 뺏기지 않고 있다. SK는 5할 승률로 복귀하더니 승패 차감도 플러스(+3)가 됐다.
계속 얼굴이 바뀌는 건 5위다. LG는 이 기간 5승 9패로 부진했다. 더 높은 곳에 있기를 희망하는데 순위는 오르지 않고 내려가고 있다. 7승 5패의 롯데, 9승 6패의 KIA의 도전에 5위 싸움이 피 터지고 있다. 6월 24일 이후 5위-6위-7위는 LG, 롯데, KIA의 ‘놀이터’가 됐다.
1년 전 유리 천장은 깨지지 않았다. 한화는 전반기 마감까지 9경기를 남겨놓고 41승 36패로 5위였다. 2위 NC와도 2경기차. 그러나 승패 차감 +5는 정규시즌이 끝난 뒤 -8로 바뀌었다. 한화를 밀어내고 와일드카드의 첫 수혜를 입은 SK 또한 5할 승률(0.486)에도 미치지 못했다. 4위 넥센과 5위 SK의 승차는 무려 8.5경기였다.
NC(69경기)를 제외하고 9개 팀이 반환점을 돌았다. 경기는 많이 남았다. 그러나 유리 천장을 깨기가 쉽진 않다. 넥센과 SK는 안정 모드다. 특히, 최근 뜨거운 타선을 앞세워 승수를 쌓고 있다. 초점은 4-5위가 아니라 3-4위의 자리 바꾸기에 모아진다. 두 팀의 신경전은 이미 펼쳐졌다.
반면 롯데, LG, KIA는 널뛰기가 심하다. 연승과 연패가 반복되고 있다. 흐름을 타 치고 나갈 수 있으나 그 반대가 되기도 한다. 지난 주간의 KIA의 행보가 그러했다.
더욱이 넥센, SK와 마주할 때 ‘압도적’ 우위를 점하지도 못했다. LG만 넥센에 근소한 우세(5승 4패)를 점할 뿐이다. 그러나 최근 3주간 넥센과 SK는 LG, 롯데, KIA를 상대로 각 6승 3패
4위 자리를 넘보려면, 우선 5할 승률부터 회복해야 한다. 그런데 이마저도 쉬운 미션이 아니다. 삼성과 3연전을 모두 끝내기 승리를 거뒀던 롯데도 승패 차감이 아직 -4다. LG와 KIA는 7연승과 8연승을 해야 승패가 같아진다.
[rok1954@maekyung.com][ⓒ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