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남자 펜싱 에페 개인전에서 금메달을 딴 박상영 뒤엔 전국을 돌며 108배 참배를 드린 어머니 최명선씨의 간절한 기도가 있었다.
최명선 씨는 10일 오전 연합뉴스 전화통화에서 “집안 사정이 안 좋아 상영이를 위해 해줄 게 없었다. 해줄 게 기도밖에 없어 두 달 전부터 108배 기도를 올렸는데 이렇게 금메달을 따내 감격스럽다”고 말했다.
박상영은 고등학교 2학년때 체육 선생님의 권유로 펜싱을 시작했다. 당시 최명선 씨는 심하게 반대했다.
최 씨는 “상영이는 공부를 잘했다. 더욱이 당시 사업이 무너지면서 집안 사정이 어려워졌다”고 말했다.
하지만 박상영은 어머니의 반대에도 펜싱을 놓지 않았다.
최 씨는 “매일 상영이가 집에 늦게 들어왔다. 뭘 하는지 알아보려고 몰래 학교를 찾아갔다”며 “상영이가 땀을 뻘뻘 흘리면서 훈련을 하고 있더라”고 말했다.
이어 “그때 생각을 하면 눈물이 많이 나는데, 상영이가 얼마나 펜싱을 하고 싶어 하는지 알게 됐다. 그때부터 상영이를 열렬히 응원했다”고 말했다.
지난해 3월 무릎 십자인대수술을 받은 박상영 선수의 올림픽 메달 전망은 사실 그리 밝지 않았다. 최 씨는 그런 박상영에게 “부담 갖지 말고 몸 건강히 돌아오라”고 말했다.
최 씨는 박상영이 본격적으로 올림픽 대비 훈련을 시작하자 매일 전국 사찰을 돌며 기도를 올렸다.
그는 “전국 유명한 사찰을 찾아 108배를 매일 했다. 처음엔 더운 날씨 탓에 등에서 땀이 쏟아지더라”라며 “온몸이 아팠지만 습관이 들면서 괜찮아졌다”고 웃었다.
박상영의 금메달 소식이 들린 10일에도 최 씨는 진주 인근 사찰에 있었다.
그는 “어제저녁 5시부터 기도를 하다 새벽에 스님들과 함께 경기를 봤다”라면서 “정작 결승전은 너무 무서워 보지 못했다. 상영이가 금메달을 땄
오는 5일 에페 단체전을 앞둔 박상영에게 최 씨는 “단체전이 남았는데 너무 부담 갖지 말고 본인 실력을 모두 쏟아내고 돌아왔으면 좋겠다. 진주에 내려오면 그동안 해주지 못한 맛있는 음식을 해주고 싶다”고 말했다.
[디지털뉴스국 이명주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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