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잠실) 이상철 기자] 데뷔 첫 선발 등판 기회였다. 너무 큰 부담을 짊어지게 해선 안 됐다. NC가 구창모에게 바란 건 ‘씩씩한 피칭’이었다.
NC는 현재 선발진이 풍족하지 않다. 그리고 12일 잠실 LG전에 마땅한 선발 카드가 없었다. 그 가운데 꺼낸 카드가 2년차 구창모였다. 지난 9일 마산 롯데전까지 통산 27경기를 뛰었다. 모두 구원 등판이었다. 선발투수로 마운드에 오르는 건 처음이었다. 올해 최다 이닝은 지난 5월 18일 고척 넥센전의 3⅔이닝(66구).
70구가 교체 타이밍이었다. 김경문 NC 감독은 “젊은 투수가 100구 이내로 5회를 막는 게 쉽지 않다. 구창모는 1경기에 70구 이상 던진 적이 없다”라고 말했다. 상황에 따라 바뀔 여지는 있지만, 긴 이닝까지 바라지 않았다.
70구 이내로 최대한 잘 버티길 바랐다. 김 감독은 “휴식을 취한 투수들이 대기해있다. 고정 선발투수가 아니다. 그런 생각을 접고 빠르게 승부를 해야 한다”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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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NC의 구창모가 12일 잠실 LG전에 데뷔 첫 선발 등판해 역투하고 있다. 사진(잠실)=천정환 기자 |
개인 선발승에 대한 욕심보다 팀 승리에 대한 욕심이 더 필요했다. 구창모는 씩씩하게 공을 던졌다. 1회말 손주인을 볼넷으로 내보냈으나 실점 없이 막았다.
그러나 김 감독의 이야기대로 투구수 관리는 어려웠다. 1회말 21구를 기록했던 구창모는 2회말 투구수는 28개였다.
제구가 나쁜 투수는 아니다. 올해 25⅓이닝 동안 볼넷 11개를 내줬다. 피안타가 25개로 더 많았다. 양상문 LG 감독은 “또래 투수들 중 구속, 제구가 괜찮다”고 평했다.
그러나 너무 긴장을 해서 그럴까. 스트라이크와 볼의 차이가 거의 없었다. 높은 공이 적지 않았다. 2회까지 풀카운트 승부만 3번이었다. 이날 볼넷만
구창모는 3회말 2사 후 유강남을 스트레이트 볼넷으로 내보낸 뒤 교체됐다. 생각보다 더 빠른 강판이었다. 투구수는 62개. 스트라이크와 볼은 31개씩으로 50% 비율이었다. 2⅔이닝 2피안타 3볼넷 1탈삼진 2실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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