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이상철 기자] 2년 전과 다른 기분으로 브라질에 왔다는 손흥민(토트넘). 하지만 브라질을 떠나는 기분은 2년 전과 같다. 아시아 최초 2회 연속 올림픽 8강 진출 기록을 세웠으나 꿈꿨던 메달을 목에 걸지 못했다.
손흥민은 2년 전 A대표팀 막내로 2014 브라질월드컵에 참가했다. 그의 생애 첫 월드컵. 2번째 경기에서 골까지 터뜨렸다. 하지만 한국은 1승도 못 하고(1무 2패) 조별리그 탈락했다.
손흥민은 펑펑 울었다. 경기장을 빠져나갈 때도 눈물이 멈추지 않았던 그는 “막내로서 제 몫을 못 했다. 기대한 성적보다 안 좋아 실망이 큰 월드컵이다”라고 아쉬워했다.
손흥민은 2년 후 올림픽대표팀 형으로 2016 리우데자네이루올림픽에 참가했다. 한 살 터울의 석현준(트라브존스포르), 장현수(광저우 R&F)와 함께 와일드카드로 뽑혔다. 그리고 막차로 합류했다. 마지막 퍼즐인 셈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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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은 14일(한국시간) 온두라스에 패하면서 2016 리우데자네이루올림픽 8강에서 탈락했다. 손흥민이 경기 후 그라운드에 주저앉아 아쉬워하고 있다. 사진(브라질 벨루오리존치)=AFPBBNews=News1 |
해결사. 부담감이 될지 모르나 그에게 주어진 책임감이었다. 그리고 손흥민은 가장 중요한 승부였던 8강에서 팀을 구하지 못했다.
좌우 측면을 오가며 활로를 뚫은 데다 전방으로 기민하게 파고들어 기회를 엿봤다. 손흥민은 8강 온두라스전에서 가장 활발한 몸놀림을 보였다. 누구보다 열심히 뛰었다.
슈팅, 또 슈팅. 손흥민은 전반 39분부터 후반 13분까지 20여분간 5개의 슈팅을 시도했다. 하지만 그의 발을 떠난 볼은 번번이 골키퍼 루이스 로페스(레알 에스파냐)의 손에 닿았다. 로페스의 표정이 밝아질수록 손흥민의 표정은 어두워졌다.
그리고 끝내 온두라스의 골문을 열지 못했다. 손흥민은 물론 다른 태극전사도. 후반 추가시간은 3분. 온두라스가 지연 행위를 했지만 주심의 시계에는 전혀 반영되지 않았다. 경기 종료 휘슬이 울린 뒤 누구보다 앞장서서 주심에게 항의했던 손흥민이다. 그만큼 간절했지만, 뜻대
손흥민의 이번 브라질 여행 계획에는 리우데자네이루가 종착지였다. 하지만 예정보다 빨리 브라질을 떠나게 됐다. 리우데자네이루에 가지 못한 채. 이번에도 그는 눈물을 흘린 채 출국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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