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파주) 윤진만 기자] 황희찬(20·잘츠부르크)은 28일(현지시간) 라피드 빈과의 오스트리아 라이벌 경기에서 벤치를 지켰다. 소속팀 감독의 요구에 국가대표팀 입소를 하루 미루며 대기했지만, 끝내 기회는 돌아오지 않았다. 30일 귀국한 황희찬은 “라이벌전이라 꼭 뛰고 싶었는데… 많이 아쉬웠다”며 허탈해했다.
아직 어리다곤 하나, 소속팀에서 위와 같은 답답한 상황이 종종 찾아오고 있다. 소속팀과 ‘약속’ 때문에 리우 올림픽 합류를 이틀 미루며 준비한 UEFA 챔피언스리그 2차예선 2경기에선 명단에 들지 못했다. 국내에선 차세대 공격수라며 폭발적인 관심을 받지만, 소속팀에선 아직 확실히 자리 잡았다고 보기에는 무리다.
심리적으로 흔들리는 시기, 날아드는 응원 메시지는 황희찬이 버틸 힘이 돼준다. 그중 올림픽을 통해 돈독한 우정을 쌓은 ‘우리형’ 손흥민(24·토트넘)의 한 마디 한 마디는 특별하다. 손흥민은 29일 “황희찬과 매일 연락하며 지낸다. 많은 도움 주고 싶다”고 했고, 황희찬은 “올림픽 전부터 연락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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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손흥민과 황희찬. 리우 올림픽 대표팀의 공격을 책임졌다. 사진(브라질 사우바도르)=AFPBBNews=News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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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0일 파주NFC에서 국가대표팀으로 첫 훈련한 황희찬. 손흥민 옆에 꼭 붙어다녔다. 사진=대한축구협회 |
황희찬은 손흥민과 어떤 내용의 메시지를 주고받느냐는 질문에 “‘훈련마다 최선을 다하라’, ‘팀에서 어떻게 하라’는 식의 조언도 해주지만, 평소에는 일상적인 얘기를 나눈다. 그런데 그런 애기들도 내겐 큰 힘이 된다”고 답했다. 황희찬에게 손흥민은 살가운 형이자 유럽에서 먼저 성공한 선배, 국가대표 에이스 그리고 유명인이다.
황희찬은 내달 1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릴 중국과의 2018 러시아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에서 “동료들에게 공간이 생기도록 수비수를 끌고 다니겠다. 팀에 도움이 되고 싶다”고 했다. 이 ‘동료’에는 측면 공격수 손흥민도 당연히 포함된다. 리우에서 동고동락
황희찬은 “어릴 적 머릿속으로 그려본 국가대표 데뷔전에서 나는 데뷔골을 넣었다”며 개인적으로도 황선홍, 박주영 등 대선배들처럼 데뷔전을 화려하게 장식하는 순간을 꿈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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