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강대호 기자] 한국 종합격투기(MMA) 대회사 ‘로드 FC’의 제2대 라이트급(-70kg) 챔피언 권아솔(30·압구정짐)이 자신에 대한 도발에 응답했다. 그러나 본인이 먼저 집적거리며 언쟁을 이끄는 것에 익숙해서일까. 주도권을 뺏긴 후 반격은 엉성하기 짝이 없었다.
장충체육관에서는 24일 로드 FC 33이 열린다. 해당 단체 계약 선수 중 파운드 포 파운드(pound for pound·P4P) 타격 최강자로 평가되는 브루노 미란다(26·브라질)가 일본 대회사 ‘슈토’의 제6대 -70kg 환태평양챔프 사사키 신지(36·일본)와 라이트급 타이틀도전자 결정전을 치른다.
■권아솔 “미란다 살이나 잘 빼라”
3연승이자 9전 8승 1패의 상승세인 미란다는 19일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SNS)를 통하여 “사실 사사키는 관심 밖”이라면서 “권아솔한테만 흥미가 있다. 그를 이겨 챔피언 벨트라는 명예 그리고 부를 얻겠다”고 말했다. 권아솔이 직전 경기에서 그로기에 빠진 사진을 계정에 올리기도 했다.
이에 권아솔은 20일 역시 SNS로 “나도 24일 장충체육관에 간다”면서 “막상 차기 상대로 만나면 무섭다고 오줌이나 지리지 말고 살이나 잘 빼라”고 일갈했다. 미란다-사사키가 라이트급이 아닌 계약 체중 -72.5kg인 것을 지적한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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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2대 로드 FC 라이트급 챔피언 권아솔(오른쪽)이 무제한급 경기 KO패 후 승자 구와바라 기요시(왼쪽)에게 위로받고 있다. 사진(장충체육관)=천정환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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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로드 FC 타격 P4P 1위로 평가되는 브루노 미란다(오른쪽)가 정두제(왼쪽)를 공격하고 있다. 사진(장충체육관)=천정환 기자 |
■감량모범생 미란다 vs 위태위태 권아솔
그러나 미란다의 직전 경기는 -69kg였으며 나머지 라이트급 경기에서도 계체를 초과한 적이 없다. 반면 권아솔은 5월14일 로드 FC 31에 무제한급으로 출전하여 88kg으로 측정됐다. -74kg으로 나오거나 라이트급임에도 계체를 통과하지 못하여 72kg으로 경기한 적도 있다.
한마디로 ‘감량’을 신경 써야 하는 쪽은 미란다가 아니라 권아솔이라는 얘기다. 미란다가 로드 FC 페더급(-66kg) 참전도 고려한 바 있음을 생각하면 권아솔의 발언은 한층 궁색해진다.
P4P는 ‘pound for pound’의 ‘똑같이’라는 뜻처럼 모든 선수가 같은 체중이라는 가정하에 기량의 우열을 따지는 개념이다. 즉 미란다는 타격의 위력과 완성도의 조화라는 측면에서 로드 FC 모든 체급 선수를 통틀어 가장 좋은 평가를 받는다는 얘기다.
■슈퍼파이트 무산 권아솔 vs 이광희 압도 미란다
권아솔은 제41대 천하장사이자 2005년 K-1 월드그랑프리 서울대회 챔피언 최홍만(36), 로드 FC 무제한급 토너먼트 준결승 진출자 아오르꺼러(21·중국 내몽골자치구)와의 ‘슈퍼파이트’를 여러 차례 요구했다. 그러나 라이트헤비급(-93kg) 출신 구와바라 기요시(桑原清·일본)에게 18초 만에 펀치 KO를 당하며 체급 차이를 극복하지 못했다.
이러는 동안 권아솔이 라이트급 타이틀전을 치른 지도 어느덧 1년 6개월이 지났다. 로드 FC 이전 한국 1위 단체였던 ‘스피릿 MC’의 제2대 -70kg 챔피언 이광희(30·크광짐/익스트림 컴뱃)를 3라운드 1분12초 만에 의료진 속행 불능 판단에 의한 TKO로 이기고 1차 방어에 성공한 것이 마지막이다.
권아솔은 이광희에게 통산 3전 1승 2패로 열세다. 그러나 미란다는 2014년 7월26일 로드 FC 16에서 몸통에 대한 무릎 공격으로 4분29초 만에 이광희를 KO 시켰다.
■미란다 “권아솔은 기술시연 상대”
미란다가 권아솔에게 자신감을 보인 것은 이번만이 아니다. MK스포츠와의 5월17일 인터뷰에서도 “내
권아솔이 국내에서 어떤 존재인지도 이미 아는 눈치다. 당시 미란다는 “케이지 안에서 ‘경기력’으로 한국팬을 놀라게 하겠다”고 예고했다. 최근 ‘경기 외적’으로 더 화제인 권아솔을 겨냥한듯한 발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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