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인천공항) 윤진만 기자] 경기인 출신 이천수 JTBC 축구 해설위원은 6일 대한민국-카타르전 생방송 도중 중국 리그에서 뛰는 한국 수비수들이 ‘현지화’됐다고 주장했다.
“중국 리그에서 2~3년 뛰면 중국화 됩니다.”
가뜩 월드컵 최종예선 홈 2경기에서 2실점씩 한 수비진에 대한 비난이 빗발치는 상황에서 이 발언은 불에 기름을 부은 격이었다. 즉흥적으로 내뱉은 사견일 뿐이었지만, 수비 불안에 불안해하던 팬들의 큰 공감대를 샀다.
↑ 6일 카타르전에서 페널티킥을 허용하는 대표팀 수비진. 중국 리거 홍정호의 파울 이전에 K리거 홍철의 클리어링 미스가 있었다. 사진=김영구 기자 |
이 명언(?)을 토대로 중국, 카타르전에 모두 출전한 홍정호(장쑤쑤닝) 장현수(광저우R&F) 김기희(상하이선화)를 제외하고 순수 K리거 수비수들로 채우자는 주장이 온라인상에 들끓었다.
대표 선수들의 경기력 등을 체크하는 대한축구협회 기술위원회 생각은 어떨까. 이천수 위원과 같은 판단을 내리고 있을지 궁금했다.
7일 이란 출국차 인천공항을 찾은 이용수 기술위원장은 “(중국 리거들이 현지화됐다고)얘기하긴 어렵다. 특정 리그에 간다고 해서 기량이 떨어진다고 말하는 건 아닌 것 같다”라고 반박했다.
그는 “(대표)선수는 경기를 꾸준히 뛰는 게 중요하다”며 “중국 리그든, 어느 리그든 소속팀에서 제 역할을 하고, 경기에 꾸준히 출전하는 선수들은 기량을 유지한다”고 설명을 보탰다.
일본, 카타르, 사우디아라비아 등 해외 리그 경험이 풍부한 대표팀 최고참 곽태휘도 이 위원장의 발언에 동의했다.
“그건 아니다. 어차피 다른 리그에서 뛰다 중국 리그로 간 건데 리그가 바뀌었다고 실력이 급속도로 떨어지진 않는다”고 주장했다.
“나태해지고, 몸 관리에 소홀해지면 안 좋은 모습을 보일 수 있겠지만, 자기 관리만 잘한다면 더 좋은 것을 만들어갈 수 있다”고 말을 이어간 곽태휘는 “중국 리그에는 좋은 외인 공격수들이 많다. 오히려 수비수들은 (상대적으로)더 좋은 경험을 얻을 수 있다”는 의견도 제시했다.
이들은 전문가답게 2경기 4실점을 ‘중국 리거의 중국화’ 따위에서 찾지 않았다.
이 위원장은 “김진수 박주호와 같이 좋은 측면 수비수가 부상과 소속팀 사정으로 뛰지 못하면서 일시적으로 (수비 불안과 같은)현상이 나왔다고 생각한다. 선수들이 겨울 이적시장 등을 이용해
곽태휘는 “축구라는 게 붙어보면 마음대로 되는 게 아니다. 팀이 이기고 있다가도 1골에 무너질 수 있다. 선수들이 자기도 모르게 긴장감과 압박을 느낄 수 있다. 이런 건 우리가 앞으로 고쳐나가야 한다”고 했다.
[yoonjinman@maekyung.com][ⓒ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