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윤진만 기자] 2016 K리그 클래식이 개막을 앞둔 지난 2월26일, 한국프로축구연맹은 흥미로운 설문조사를 했다. 주제는 ‘감독/주장이 예상한 K리그 클래식 득점왕’이었다. 11개 구단(수원FC 제외) 감독과 주장 등 22명이 올 시즌 예상 득점상 후보 1순위(2점), 2순위(1점)를 각각 꼽았다. 시즌이 절정으로 접어든 이때, 설문조사를 다시 들춰봤다.
결과적으로 예상은 크게 빗나갔다.
당시 1위는 김신욱(전북/26점)이었다. 6명의 감독과 4명의 주장이 1순위로 김신욱을 지목했다. 2순위까지 포함할 때 총 15명이 그의 이름을 적었다. 시즌을 앞두고 서울로 복귀한 데얀(서울/21점)이 그 뒤를 바짝 추격했다. 골잡이 이동국(전북/8점) 이정협(울산/4점) 아드리아노(서울/3점) 황의조(성남/2점) 등도 표를 얻었다. 인지도, 2015시즌 활약상 등이 반영됐다. 김신욱은 2015시즌 울산에서 18골을 넣은 득점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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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3의 전성기를 보내는 정조국. 사진=김영구 기자 |
2003년 입단 후 유럽 진출 시기를 제외하고 줄곧 서울에서만 활약하다 올시즌 광주로 적을 옮긴 베테랑 정조국은 당시 한 표도 받지 못했다. 하지만 예상을 보란 듯이 걷어찼다. 클래식 34라운드 현재 개인 득점 1위에 올랐다. 27경기에서 18골을 꽂았다. 개인 통산 최다인 13골(2010)을 뛰어넘어 20골 고지까지 바라본다. 2위 아드리아노(14골)와 4골차여서 현 기세를 이어간다면 생애 첫 득점상이 가능하리라 예상된다.
2월 감독/선수 예상: 1.김신욱 2.데얀 3.이동국 4.이정협 5.아드리아노 6.황의조 7.스테보, 박주영
34R 클래식 득점 순위: 1.정조국(18) 2.아드리아노(14) 3.티아고(13) 4.데얀(13) 5.양동현(12) 6.레오나르도(12) 7.산토스(11) 8.마르셀로(11)
과거 득점상을 맛봤던 김신욱 데얀 이동국은 상대적으로 부진했다. 김신욱은 시즌 초 기초군사훈련 여파와 팀 이적에 따른 적응 문제로 전반기 큰 임팩트를 남기지 못했다. 여름을 기점으로 살아났지만, 득점상을 넘보기엔 너무 늦은 감이 있다. 데얀과 이동국은 나란히 8시즌 연속 두 자릿수 득점을 세우며 건재를 과시했다. 하지만 마찬가지로 득점왕과는 다소 거리가 있다. 티아고(전 성남) 양동현 마르셀로(제주)는 예상을 깨고 10위권 내 진입했다.
큰 기대를 모은 이정협은 4골에 그쳤다. 스테보는 14경기 2골을 남기고 지난 6월 팀을 떠났다. 황의조와 박주영은 각각 9골을 기록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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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수원삼성의 부진에 뿔난 팬들. 사진=옥영화 기자 |
참고로 당시 감독/주장단은 ‘올해 최고의 활약을 예상하는 선수’와 ‘우승 예상팀’도 각각 꼽았다.
최고의 선수 부문에선 이재성(전북) 권창훈(수원) 김신욱, 데얀, 염기훈(수원) 이동국·황의조, 아드리아노·박주영, 유현, 김인성·김보경 순으로 다득점을 얻었다. 현시점 유력한 MVP 후보로 거론되는 레오나르도, 권순태, 오스마르, 정조국 등은 시즌 전까지 주목을 끌지 못했다.
예상 우승팀은 전북, 서울, 수원, 포항, 울산, 제주 순이었다. 수원과 포항은 예상을 깨고 하위 스플릿을 누비는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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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미지=한국프로축구연맹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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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미지=한국프로축구연맹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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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미지=한국프로축구연맹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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