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레이오프 첫 두 경기를 내준 LG는 특히 타자들이 답답했다. 21일과 22일, 마산구장 두 경기서 7안타에 그쳤는데 타선의 중심을 이루는 좌타자들이 거의 힘을 쓰지 못했다.
와일드카드 결정전과 준플레이오프에서 맹활약한 LG 김용의가 두 경기에서 6타수 무안타로 침묵했다. 이천웅이 7타수2안타로 그나마 애를 썼지만, 박용택-오지환은 각각 8타수 무안타, 6타수 무안타로 고개를 숙였다. 특히 정규시즌서 NC의 원투펀치 해커(상대타율 0.375)와 스튜어트(상대타율 0.333)에 강했던 박용택이 한 차례 1루도 밟아보지 못한 것은 LG에게 더욱 뼈아픈 결과였다.
NC 해커와 스튜어트가 그만큼 LG 좌타자들을 제대로 공략했다. 이틀 동안 이어 던진 두 투수가 모두 위력적인 커터를 구사했다. 이들은 좌타자들에게 집요하게 몸쪽 커터를 던진 이후 바깥쪽 변화구를 넣어 맥없는 헛스윙을 유도해냈다. 또한 2스트라이크 이후에 던지는 시속 140km 중후반 바깥쪽 포심패스트볼은 타자들의 체감속도를 높여 더욱 위력적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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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크로스 스트라이드를 주로 사용하는 LG 좌타자들에게 NC ‘원투펀치’ 해커와 스튜어트는 위력적인 몸쪽 커터를 구사하면서 ‘집단침묵’을 받아냈다. 사진=이종열위원, 준PO 중계화면 캡처 |
언뜻 들으면 마치 LG 좌타자들이 큰 약점을 가진 것처럼 오해할 수 있지만, 사실 몸쪽 공이란 타자보다 투수들에게 더욱 어려운 과제다. 대부분의 투수들은 몸쪽 승부에 대한 부담감을 호소한다. 몸쪽 코스는 조금만 제구가 되지 않으면 장타로 연결될 확률 또한 높아서 투수들에게 상당한 부담감과 자신감을 요구한다. 그러나 제구가 잘 된 몸쪽 공은 타자들을 옴짝달싹 못하게 하는 강력한 무기가 되기 때문에 최고 타자들의 날카로운 집중력과 싸워야 하는 포스트시즌에는 투수들이 몸쪽 코스를 더 과감하게 사용한다. 특히 리드오프나 중심타자들을 상대로는 몸에 맞는 볼이 나올 위험을 각오하고서라도 더 바짝 몸 쪽에 붙이면서 승부를 건다.
이번 포스트시즌에서는 ‘특급투수’들의 작정한 ‘가을투구’가 위력을 떨치고 있다. 그만큼 타자들의 급소를 찌르는 강력한 몸쪽 공들이 들어오고 있다. 이에 맞서야 하는 타자들은 볼카운트 별로 노림수를 가져야 한다. 스트라이드 동작에서도 크로스와 오픈 스
‘극복’의 과제를 쥔 좌타자들. 막판에 몰린 LG 트윈스의 운명은 그들의 ‘숙제 해결’에 달려있는 것 같다. (SBS스포츠 프로야구 해설위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