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창원) 이상철 기자] 민병헌(두산)은 지난해 한국시리즈에서 펄펄 날았다. 19타수 9안타 5타점으로 공격을 주도했다.
그런데 그는 올해 한국시리즈에서 큰 주목을 받지 못했다. 전반적으로 정규시즌 70승을 합작한 니퍼트, 장원준, 보우덴, 유희관 등 ‘판타스틱4’의 호투가 강렬했다. 이들은 29⅓이닝 1실점을 합작했다.
하지만 민병헌은 빠짐없이 선발 출전했다. 타순 이동이 한 차례(6번→3번) 있었을 뿐, 주전 우익수는 민병헌이었다. 두드러진 활약상은 아니었지만, 15타수 3안타 2볼넷으로 타율 2할을 기록했다.
소금 같은 존재다. 민병헌도 스스로에게 주문을 걸었다. 간단한 주문이었다. ‘팀에 절대 해만 끼치지 말자’고. 민병헌은 “주연보다 조연을 바란다. 팀만 이기면 그것만으로 됐다”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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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민병헌의 개인 타격 기록은 딱히 눈에 띄지 않는다. 그러나 공헌도 높은 플레이로 두산의 한국시리즈 2연패에 기여했다. 사진(잠실)=천정환 기자 |
민병헌은 “우승할 수 있었던 건 개개인의 실력이 아니다. 모두가 하나가 됐기 때문이다. 투수가 못하면 야수가, 야수가 못한 투수가 잘해 서로를 도왔다. 그게 두산은 참 잘 이뤄졌다”라며 “잘못한 부분이 있다면 서로 감싸주고 응원했다. 그리고 그렇게 팀플레이를 끝까지 하자는 각오였다”라고 이야기했다.
지난 2일 마산구장에서 두산의 우승 축포가 터졌다. 두산은 4경기 만에 우승조건 4승을 채웠다. 완벽하고 압도적인 우승이었다.
민병헌은 “어찌 말로 표현할 수 있겠나. 하늘이 주신 선물이다”라며 “통합 우승은 이번이 첫 경험(1995년 이후 21년 만이다)인데, 잘 모르겠다. 그냥 기분이 좋다”라며 웃었다.
그러면서 그는 투수들에게 공을 돌렸다. 그나마 3,4차전에서 막판 타선이 폭발하며 승기를 굳힌 건 체면치레였다.
민병헌은 “4판 만에 끝났다. 상대적으로 NC보다 체력적으로 우위가 있었다. 그리고 투수들도 공을 잘 던졌다. 공을 더 돌리고 싶다. 그래도 막판 타선이 점수를 몰아쳐 이겨 만족스럽다”라고 말했다.
두산을 향한 시선은 다들 긍정적이다. 지난 2년간 두산은 최강이었다. 그리고 압도적인 힘이었다. 꾸준한 새 얼굴의 등장으로 쇠퇴하기 힘들 정도. 이 때문에 두산 왕조의 서막이 열렸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김태형 감독 3,4연패의 시동을 걸겠다고 자신했다.
민병헌은 손사래를 쳤다. 호의적인 외부 평가에 대한 고마움이 있지만, 더 많이 우승하기 위한 냉정함이다. 그는 “절대 두산 왕조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방심은 없다. 오히려 내년에는 더 악착같이 열심히 해야 한다는 마음만 가득하다”라고 했다.
민병헌은 내년 한국시리즈를 3연패를 꿈꾼다. 그 자리에는 다른 선수들의 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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