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상암) 이상철 기자] 손흥민→박주호→남태희. 67분의 기다림 끝에 터진 이 한 골에 3만여명이 자리한 서울월드컵경기장에 환호성이 터졌다. 답답한 숨구멍을 뚫었다.
손흥민의 발목 상태는 좋지 않았다. 대표팀 훈련에도 빠지더니 지난 11일 캐나다전에도 결장했다. 하지만 마냥 쉴 수 있는 상황이 아니었다. 손흥민은 소속팀 조기 복귀 외 러시아월드컵 최종예선에 빠짐없이 뛰었다. 베스트11 고정. 이번 우즈베키스탄전에도 왼쪽 날개에 포진했다.
정상 컨디션이 아니었던 거 이번만이 아니다. 중국전이나 카타르전에도 손흥민은 100% 몸 상태가 아니었다. 하지만 그는 기대치를 충족했다. 카타르전에선 동점골이 터진 지 2분 만에 짜릿한 결승골을 넣었다. 이번 대회 최종예선 1호 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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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손흥민은 분주히 그라운드를 누볐다. 후반 22분 동점골도 시발점의 손흥민이었다. 사진(상암)=천정환 기자 |
잡아야 했다. 이기려면 골이 필요했다. 3년 전 두 팀의 운명을 바꾼 건 자책골이었다. 그 행운을 마냥 기대하기 어렵다. 직접 차 넣어야 했다. 해결사가 필요했고 모든 이의 시선이 향한 곳은 하나였다. 손흥민에게 거는 기대는 훨씬 컸다. 그의 발목을 짓누른 통증보다 더 셌다.
한국은 공격을 펼칠 공간이 없었다. 우즈베키스탄은 라인을 끌어내리며 촘촘한 수비를 펼쳤다. 한국이 택할 수 있는 공격 경로는 측면이었다. 그러나 패스는 번번이 끊겼다. 공격은 답답했다.
그 가운데 손흥민은 분전했다. 과감하게 드리블을 치며 활로를 모색했다. 수비수 2,3명이 그를 에워싸도 아랑곳하지 않았다.
한국이 우즈베키스탄의 간담을 서늘케 한 장면에는 손흥민이 있었다. 전반 32분 제대로 된 첫 슈팅이 손흥민의 발에서 나왔으며, 4분 뒤에는 크로스바를 스친 지동원의 헤더 슈팅을 도왔다. 후반 9분에는 기민한 움직임으로 위협적인 침투를 하기도 했다.
그라운드 위 태극전사 중 가장 분주했다. 그리고 그의 노력은 결실을 맺었다. 0-1로 뒤진 후반 22분 동점골의 시발점이 됐다. 주고, 올리고, 넣고. 우즈베키스탄의 밀집수비를 무너뜨린 골이었다.
이 한 골에 분위기는 단번에 바뀌었다. 승점
천만다행이다. 극적인 승리였다. 러시아로 가는 길이 좀 더 평탄해졌다. 그 반전의 발판은 마련한 손흥민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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