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도곡동) 이상철 기자] 김인식 감독이 최대 화두였던 오승환(세인트루이스)의 WBC대표팀 선발 여부에 대해 유보했다. 발탁 쪽으로 무게를 뒀지만, 양현종(KIA)이라는 변수가 발생했다.
김 감독은 4일 이순철, 선동열, 김광수, 김평호, 송진우, 김동수 코치 등과 함께 2017 WBC 준비와 관련해 코칭스태프 회의를 가졌다. 예비엔트리 구성이 주된 안건이었다.
엔트리도 일부 바뀌었다. 최종엔트리에서 김광현(SK), 강민호(롯데), 강정호(피츠버그)가 빠진 가운데 김태군(NC), 김하성(넥센)이 선발됐다. 이지영(삼성), 오지환(LG)은 예비엔트리에 포함됐다. 그러나 김광현의 빈자리는 누구를 넣을지 정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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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7 WBC 제2차 코칭스태프 회의(기술위원회)가 4일 서울시 도곡동 한국야구위원회(KBO)에서 진행됐다. 회의를 마친 김인식 WBC대표팀 감독이 기자회견을 갖고 있다. 사진(도곡동)=옥영화 기자 |
오승환은 한신과 계약 만료 후 KBO리그 복귀가 아니라 메이저리그로 진출했다. 그리고 첫 시즌 마무리투수 보직을 꿰차며 6승 3패 19세이브 평균자책점 1.92를 기록했다.
KBO의 징계는 유예중이다. 오승환이 특급 활약을 펼쳤지만 그를 뽑는 건 위험부담이 컸다. 국가대표의 명예라는 우선 가치가 존중돼야 했다. 거센 비판 여론에 밀려 WBC대표팀에 승선하지 못했다. 50명의 예비엔트리에도 빠졌다.
그러나 김 감독은 여러 차례 오승환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날이 갈수록 그 목소리는 커졌다. 우투수 자원이 부족한 데다 김광현까지 이탈하며 마운드의 무게가 떨어졌다.
2달 앞으로 다가온 WBC에서 좋은 성과를 거두기 위해 오승환이 꼭 있어야 한다고 역설했다. 발탁 여부를 고민 중이라고 했지만 선발 의사가 분명 있다는 걸 숨기지 않았다.
하지만 뜻밖의 변수가 발생했다. 김광현에 이어 또 다른 선발투수 후보 양현종도 몸 상태가 좋지 않다. 김 감독은 “양현종이 현재 재활 중이다. 트레이너의 의견을 보고 받았지만 좀 더 이야기를 들어야 한다. 오는 11일 대표팀이 모이는데 양현종과도 대화하려 한다”라고 밝혔다.
그는 “현재 투수 빈자리를 선발투수로 뽑아야 할지, 불펜투수로 뽑아야 할지 결론을 내리지 못했다. (양현종까지 빠지게 되면)투수 엔트리에 문제가 크게 올 수밖에 없다. 남은 선발투수가 장원준(두산), 차우찬(LG) 정도인데 차우찬은 중간에서 활약해줘야 한다”라며 선발투수 보강이 시급하다고 했다.
하지만 양현종이 건강한 상태로 WBC 출전이 가능하다면 상황은 달라진다. 김 감독은 “11일 이후 코칭스태프와 논의해 결정할 사안이다”라면서도 “오승환은 꼭 필요한 선수다. 오승환도 에이전트를 통해 ‘기회가 된다면
여론을 의식하더라도 정면돌파 의향이 있다는 걸 에둘러 표현했다. 그러면서 그는 “양현종이 뛸 수 있다면, (김광현의 대체자로)선발투수가 아닌 불펜투수를 고려할 수 있다”라며 여지를 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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