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美 로스앤젤레스) 김재호 특파원] 마르커스 스트로맨(25), 오늘은 '스트롱맨'이었다.
스트로맨은 23일(한국시간) 다저스타디움에서 열린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결승전에서 미국 대표팀 선발로 나와 어머니의 나라 푸에르토리코를 상대했다.
스트로맨은 앞서 2라운드에서 푸에르토리코를 맞아 4 2/3이닝 8피안타 1볼넷 2탈삼진 4실점으로 부진했다. 1회 4점을 내준 것이 뼈아팠다. 이를 잘 알고 있던 에드윈 로드리게스 푸에르토리코 감독은 "그를 상대할 아주 좋은 생각이 있다"며 강한 자신감을 드러냈다.
↑ 미국 선발 마르커스 스트로맨은 압도적인 투구를 보여줬다. 사진(美 로스앤젤레스)=ⓒAFPBBNews = News1 |
2회 첫 타자 카를로스 벨트란을 볼넷으로 내보냈지만, 다음 타자 야디에르 몰리나를 상대로 유격수 앞 땅볼을 유도하며 병살타를 잡았다.
WBC 결승라운드에는 95개의 투구 수 제한이 있지만, 그에게는 걱정할 문제가 아니었다. 이날 그는 무려 11개의 땅볼 아웃을 잡으며 효율성까지 챙겼다.
수비도 도움을 줬다. 실책없는 깔끔한 수비로 그의 어깨를 가볍게 했다. 5회에는 벨트란의 깊숙한 타구를 유격수 브랜든 크로포드가 침착하게 잡아 1루에 뿌려 아웃시켰다.
투구 수를 아끼면서 6회까지 노히터를 기록했다. 내친김에 대기록까지 기대하게 만들었지만, 7회말 첫 타자 앙헬 파간에게 좌익수 왼쪽 빠지는 2루타를 허용하며 이날 경기 첫 안타를 내줬다.
짐 릴랜드 감독은 시즌을 준비하고 있는 그를 가혹하게 다루지 않았다. 안타를 허용하자 바로 마운드로 걸어나왔다. 스트로맨은 관중들의 기립박수를 받으며 내려왔다. 최종 투구 수 73개. 마운드를 이어받은 샘 다이슨이 이닝을 무실점으로 끝내며 스트로맨의 실점 기록에도 0이 찍혔다.
미국은 이날 경기를 치르면서 불펜 운영에 고민이 많았다. 하루전 일본과의 4강전에서 네이트 존스를 비롯해 여섯 명의 불펜 투수를 기용했다. 아직 이틀 연속 투구를 하기에는 부담스런 시기.
불펜 운영이 어느 때보다 중요한 단판 승부에서 불펜에 전력을 쏟기 어려운 상황이었다. 그런 상황에서 선발 스트로맨이 굵고, 길게 가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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