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안준철 기자] “롯데와 8승8패만 해도 억울할 것이다(NC다이노스 손시헌).”
“작년과는 다를 것이다. 편안하게 생각하면 된다(롯데 자이언츠 이대호).”
프로야구에는 여러 먹이사슬이 존재한다. 2017 KBO 미디어데이 & 팬페스트가 열린 서울 한남동 블루스퀘어 삼성카드홀에서도 먹이사슬과 관련된 입씨름이 현장을 뜨겁게 했다. 바로 부산·경남 지역 라이벌로 자리 잡은 롯데와 NC가 그랬다. 사실 두 팀의 상대 전적을 보면 라이벌이라고 부르기에는 한 팀이 너무 처진다. 처지는 쪽이 롯데다. NC는 거인에 강한 공룡이었다. 지난해 15승1패로 14연승을 달렸다. KBO리그에 가세한 첫 해 6승 2무 8패로 열세였을 뿐이다. 이후 9승 7패(2014년), 11승 5패(2015년), 15승 1패(2016년) 등 점점 일방적인 관계가 됐다. 공교롭게도 둘은 2017 시즌 개막부터 만났다. 3월31일부터 NC 홈인 마산에서 3연전을 치른다. 롯데가 개막전을 패하면 NC상대 15연패에 빠지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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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해 NC만 만나면 유독 작아졌던 롯데다. 사진=MK스포츠 DB |
천적관계는 각 구단의 한 시즌 농사를 망치기도 한다. 위의 롯데처럼 일방적으로 한 팀에 당할 경우 치열한 순위싸움에서 손해를 볼 수밖에 없다. 8위로 마친 롯데가 NC 상태로 패배 수를 절반으로만 줄였어도, 롯데는 가을야구 티켓을 획득했을지도 모른다. 그만큼 지난 시즌 막판까지 5위 싸움이 치열했고, 중하위권끼리의 순위가 촘촘했다. 그렇다면 이번 프로야구에서는 어떨까. 롯데는 NC에 계속 약자로만 남을까. 아니면 천적관계를 극복할 수 있을까.
▲ 프로야구, 어떤 먹이사슬이 존재했나
사실 과거에도 올해의 롯데와 NC 사이 같은 먹이사슬이 존재했다. 롯데와 NC 이전 특정팀을 상대로 한 시즌 승률 1할을 넘지 못한 사례는 총 다섯 팀 나왔다. 역대 특정팀 상대 최저 승률 1위 구단은 프로야구 출범 원년의 삼미 슈퍼스타즈다. 그해 한국시리즈 우승팀이던 OB베어스(두산의 전신)를 상대로 16전 전패를 당했다. 현재까지는 유일무이한 특정 상대 전패 팀이다.
롯데와 마찬가지로 상대 전적 1승에 그친 구단도 네 팀 있었다. 1986년 청보 핀토스가 삼성 라이온즈전 1승 17패, 1993년 태평양 돌핀스가 해태 타이거즈 상대 1승 17패를 각각 기록했다. 1999년에는 쌍방울 레이더스가 두산에게 1승1무16패, 2003년에는 롯데가 KIA 타이거즈에 1승1무17패로 각각 밀렸다.
앞서 특정팀 상대 1할 미만의 승률을 올렸던 다섯 팀은 그해 전체 승률 역시 4할을 넘기지 못했다. 다만 지난해 롯데는 4할대 중반의 승률로 시즌을 마감했다. 그만큼 NC전 부진이 진한 아쉬움을 남기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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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류현진은 한국 시절 LG 킬러였다. 사진=MK스포츠 DB |
특정팀에 강한 선수도 존재했다. LA다저스의 류현진이 한화시절 그랬다. 류현진이 KBO리그에서 거둔 통산 99승 중 LG전에서만 19승을 따냈다. LG전 30경기 평균자책점이 2.45. 역대 정규이닝 한 경기 최다 탈삼진(17개) 기록과 7번의 완투(완봉 3회 포함)를 포함해 자신의 개인기록의 제물로 삼았던 상대가 LG다. 류현진의 데뷔전 상대가 LG였다는 점이 이런 결과물을 설명하는 이유가 될 것이다. 2006년 4월12일 잠실 LG전에 선발로 등판, 프로 데뷔무대를 가진 류현진은 7⅓이닝 3피안타 10탈삼진 무실점으로 승리투수가 됐다. 프로야구 최초의 MVP-신인왕 동시 수상의 시작을 알리는 깜짝 호투였다.
첫 단주를 잘 끼면 잘 풀린다는 공식은 SK김광현도 보여줬다. 그는 데뷔 시즌인 2007년 5월 13일 광주 KIA전에서 6이닝 무실점으로 인상적인 첫 승리를 따냈다. 이후 KIA전에서 유독 강한 면모를 보였다. KIA를 상대로 10연승, 세차례 완투 포함 17승7패 평균자책 2.91의 성적을 거뒀다. 다만 김광현은 kt위즈에 유독 약했다. 김광현은 14승(6패) 평균자책점 3.72의 성적을 거둔 2015년 kt 타선을 상대로는 5경기에서 평균자책점 9.00으로 부진했다. 지난해 인천에서 열린 kt와의 개막전에서도 선발로 나섰지만, 4⅔이닝 동안 홈런 2개 포함, 9피안타 2볼넷 4탈삼진 7실점으로 부진했다.
한화 장민재는 SK킬러였다. 지난해 SK를 상대로 6경기에 등판해 5승 무패 평균자책점 1.30를 기록했다. SK는 장민재만 만나면 제대로 힘을 쓰지 못했다.
물론 특정선수에 강한 선수도 있다. SK 최정은 류현진의 공을 편하게 치는 몇 안 되는 타자였다. NC 나성범은 LG 류제국을 상대로 4할대 타율에 9할대 장타율을 기록하고 있다. 특히 지난 시즌 막판에는 LG 문선재가 KIA 양현종을 여러 차례 무너뜨리는 장면을 연출했다. 지난해 홈런 5개 가운데 3개가 양현종을 상대로 나왔을 정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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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7 프로야구 미디어데이 & 팬페스트"가 27일 서울 블루스퀘어 삼성카드홀에서 열렸다. 롯데 이대호가 귀를 막고 있다. 사진=옥영화 기자 |
▲천적관계는 심리적 요인...영원한 먹이사슬도 없다
이런 천적관계가 형성되는 이유에 대해 전문가들 대부분은 심리적인 요소를 1차적으로 꼽는다. 박경완 SK 배터리코치는 “(김)광현이가 신인 때 조금 불안하던 상황에서 KIA전에 승리투수가 됐다. 이후로는 공도 더 빨라지고 위력적인 투수가 됐다. 첫 경기를 잘 치러내며 선수 스스로도 심리적인 편안함이 생긴 듯하다”고 말했다. 한 전문가는 “투수나 타자나 한 번 안 풀린다 싶을 때 계속 안되는 경우가 있다. 이것을 더 깨려고 했을 때 심리적으로 꼬인다”고 설명했다.
물론 이런 관계가 지속적으로 이어지지는 않는다. 지난해 SK는 9월4일 이전까지 SK전 통산 18경기(선발 15경기)에서 8승2패, 평균자책점 2.73을 기록하고 있던 NC이재학을 무너뜨렸다. 팀끼리의 천적관계가 뒤바뀌기도 했다. 2015시즌까지 NC만 만나면 울렁거렸던 넥센은 지난해 8승8패로 균형을 맞추는 데 성공했다. 넥센은 2014년 NC상대 5승11패, 2015년 3승13패로 처참하게 밀렸다. 과거 넥센에 약했던 LG도 마찬가지다. 넥센은 2011년 이후 LG에 55승31패로 강한 모습을 보였지만, 지난해는 LG가 넥센과의 상대 전적에서 10승6패로 앞섰다.
이런 과거 사례를 보면 롯데도 NC와 관계를 역전 시킬 가능성은 충분하다. 롯데 주장을 맡은 이대호가 “시범경기 두 경기를 모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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