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美 로스앤젤레스) 김재호 특파원] 마지막 메이저리그 등판(2016년 7월 7일 샌디에이고전)으로부터 275일, 마지막 메이저리그 승리(2014년 8월 31일 샌디에이고전)로부터 951일만에, 류현진이 다시 마운드에 오른다. 다시 마운드에 오른다는 사실 하나만으로도, 그에게는 뜻깊은 자리가 될 것이다.
LA다저스(류현진) vs 콜로라도 로키스(카일 프리랜드)
4월 8일 오전 5시 10분(현지시간 7일 오후 2시 10분), 쿠어스 필드, 콜로라도주 덴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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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2014년 7월 메이저리그 복귀전을 치른 류현진. 그로부터 많은 시간이 지난 지금 두번째 복귀전을 가진다. 사진=ⓒAFPBBNews = News1 |
두번째 복귀전
지난해 7월 샌디에이고를 상대로 복귀전을 가진 류현진은 4 2/3이닝만에 8개의 안타와 2개 볼넷을 허용하며 6실점했다. 결과보다 실망스런 것은 그 다음이었다. 팔꿈치 부상으로 다시 부상자 명단에 올랐고, 9월말에는 팔꿈치 괴사조직을 제거하는 수술을 받았다.
이후 재활에 매진한 류현진은 시범경기에서 4경기에 등판, 14이닝을 던지며 4점만 허용하는 깔끔한 투구로 선발 로테이션에 진입하는데 성공했다. 데이브 로버츠 감독은 캠프 기간 "지난해에는 팔을 보호하려는 모습이 보였는데, 이번에는 팔을 뻗는 동작이 좋다"며 류현진이 이전보다 더 나아진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 시즌 복귀 의지를 불태웠지만, 건강이 뒷받침되지 못했던 그는 이번에 두번째 복귀전에서 더 나은 결과에 도전한다. 결과보다 더 중요한 것은 길게 갈 수 있는 장기적인 관점이다. 그렇기에 예상 투구 수도 8~90개 수준이 될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는 이보다 더 적게 던질 수도 있다. 현실적으로 5회까지만 경기를 끌고가도 성공이라 할 수 있다.
쿠어스필드
이렇게 목표를 낮춰 제시하는 것은 이번 경기가 쿠어스필드에서 열리기 때문이다. 해발 1600미터 고지대에 위치한 쿠어스필드는 투수들이 가장 던지기 싫어하는 장소 중 하나다. 고지대라 공기 밀도가 낮아 타구가 멀리 날아간다.
과거 콜로라도에서 뛴 경험이 있는 NC다이노스 투수 제프 맨쉽은 캠프 기간 MK스포츠와 가진 인터뷰에서 "최악"이라는 말로 쿠어스필드에서 던지는 것을 묘사했다. "던지기에는 너무 힘든 곳이다. 고지대다 보니 공기가 희박해 뜬공 타구가 더 멀리 날아간다. 던질 때 팔의 느낌도 약간 다르다. 뜬공을 내줬을 때 다른 구장이면 잡힐 타구가 담장을 넘기도 한다"며 어려움에 대해 말했다. 해결 방법은 없다. 맨쉽은 "더 많이 집중하면서 버텨야 한다. 볼넷을 내주면 안되고, 뜬공보다는 땅볼 타구를 유도해야 한다"며 볼넷을 내주지 않는 것을 해결방안으로 제시했다.
류현진은 한 차례 쿠어스필드에서 던진 경험이 있다.
2년간 제대로 된 선발 로테이션을 소화하지 못한 투수가 복귀전을 제일 힘든 구장에서 치른다. 쉽지 않은 상황이다. LA 지역 유력 매체인 LA타임즈도 이런 이유에서인지 류현진이 4선발로 순서를 바꿀 수도 있다고 예상했지만, 다저스는 류현진을 콜로라도전에 선발로 예고했다.
지난 2014년 한 차례 쿠어스필드 등판 경험이 있는 그는 "어떤 투수나 마찬가지라고 생각한다. 일단 여기(다저스) 있으면 항상 붙어야 하는 팀"이라며 쿠어스필드 등판도 문제가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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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해 복귀전 이후 다시 팔꿈치 부상을 당했던 류현진은 이번 캠프에서 달라진 모습을 보였고, 개막 로테이션 진입에 성공했다. 사진= MK스포츠 DB |
무서운 타선
타자 친화 구장을 홈으로 사용하는 팀답게, 콜로라도는 만만히 볼 수 없는 타자들이 가득하다. 이들은 앞서 밀워키 브루어스와의 원정 4연전에서 내셔널리그에서 여섯번째로 좋은 0.252의 팀타율을 기록했다. 팔부상을 당한 이안 데스몬드를 대신해 1루수로 들어온 마크 레이놀즈는 4경기에서 홈런 2개 2루타 3개로 절정의 타격감을 자랑했다. 리그 최고의 3루수로 꼽히는 놀란 아레나도도 홈런 1개 2루타 1개로 방망이 예열을 마쳤다.
류현진이 가장 먼저 상대할 가능성이 높은 두 명의 타자, 찰리 블랙몬(16타수 2안타), DJ 르메이유(15타수 1안타)는 아직 폼이 덜 올라온 모습이지만, 이들을 출루시켰다가는 어려운 경기를 하게 될 것이다. 지난 시즌 좌완 투수를 상대로 팀에서 가장 많은 10개의 홈런을 때린 카를로스 곤잘레스도 당연히 경계할 대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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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크 레이놀즈는 콜로라도의 시즌 첫 시리즈에서 가장 뜨거운 타격감을 보여줬다. 사진=ⓒAFPBBNews = News1 |
귀하게 키운 유망주
상대 선발 카일 프리랜드(23)는 올해 로키스가 야심차게 빅리그 무대에 올리는 유망주다. 2014년 드래프트 1라운드 전체 8순위로 로키스에 합류, 세 시즌만에 루키부터 트리플A까지 모두 섭렵하고 올해 빅리그에 도전장을 내민다. 올해 시범경기에서는 6경기(선발 4경기)에 등판해 20 2/3이닝을 던지며 20피안타 2피홈런 6볼넷 19탈삼진 9실점(8자책)을 기록했고, 로테이션 진입 경쟁에서 이겼다.
지난 시즌 더블A 하트포트와 트리플A 알버커키에서 26경기에 선발 등판, 162이닝을 던지며 11승 10패 평균자책점 3.89를 기록했다. 44개의 볼넷을 내주는 사이 108개의 삼진을 뺏었
낯선 투수와의 승부에서는 투수가 원하는 대로 던질 수만 있다면 투수가 절대로 유리하다. 때문에 많은 득점 지원을 기대하는 것은 금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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