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대전) 이상철 기자] 한화가 이기기 위해서는 몇 득점을 해야 할까. 상황에 따라 다르지만 많이 뽑을수록 승산이 높아질 수밖에 없다.
한화는 6월 들어 1승 6패를 기록했다. 7경기에서 총 26득점을 기록했다. 경기당 평균 4.3득점에 그쳤다. 1경기 최다 득점이 6점이었다. 두 자릿수 안타가 4번이었으나 득점력이 떨어진다.
결정적인 찬스에서 침묵하기도 했다. 지난 9일 대전 삼성전에서는 5-4로 쫓긴 8회말 1사 3루의 기회를 놓쳤다. 득점 시 완전히 한화로 흐름이 넘어가는 상황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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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화 이글스의 배영수는 10일 삼성 라이온즈전에서 역투를 펼쳤다. 사진=김영구 기자 |
한화는 10일에도 삼성 선발투수를 흔들었다. 오른 팔꿈치 통증에서 회복해 돌아온 페트릭을 공략했다. 1회에만 4점을 뽑았다. 4회에도 정근우의 KBO리그 통산 600타점으로 추가점을 올렸다. 페트릭은 오래 버티지 못했다. 3⅔이닝 5실점으로 고개를 숙였다. 5회에도 2루타(김태균)-진루타(김경언)-희생타(송광민)로 6번째 득점까지 올렸다.
그런데 한화는 지난 1일 6득점을 하고도 8득점의 두산에게 패했다. 득점이 중요하나 실점이 더 중요하다. 득점보다 적은 실점을 하면 이길 수 있다. 그러나 한화는 47실점(경기당 평균 6.71실점)을 했다. 6월 득실차가 ‘-21’로 거의 2배 가까운 차이다.
한화는 7번째 득점을 8회에서야 올렸다. 꽤 긴 시간이다. 그 점에서 눈부셨던 선발투수 배영수였다. 올해 삼성전 평균자책점 9.82 피안타율 0.444로 부진했던 그는 60일 만에 다시 만난 친정을 울렸다.
3회까지 퍼펙트 피칭을 펼친 그는 4회부터 7회까지 피안타 8개를 허용했으나 뛰어난 완급 조절로 삼성 타선을 봉쇄했다. 실점도 단 2점. 7회까지 투구수는 86개였다.
전날 오간도가 옆구리 부상으로 조기 강판하면서 마운드 운용이 꼬이며 결국 승리를 내줬던 한화였다. 불펜이 흔들리는 가운데 배영수의 ‘긴 이닝’은 의미하는 바가 컸다.
배영수는 8회에도 마운드에 올랐다. 충분히 더 던질 수 있다. 한화 선발투수가 8회 등판한 것은 지난 5월 17일 고척 넥센전 이후 24일 만이다. 당시 선발투수도 배영수였다.
배영수는 8회 선두타자 박해민을 내보냈으나 정병곤을 투수 땅볼로 유도해 아웃카운트 2개를 잡았다. 2015년 한화 이적 후 개인 최다 이닝 신기록(종전 7⅓이닝).
배영수는 거침이 없었다. 8회를 공 5개로 끝냈다. 완투까지 노려볼 상황이다. 배영수의 완투는 지난 2014년 6월 25일 대구 넥센전(9이닝 3실점 120구)이 마지막이다. 한
한화 타선이 8회 4점을 뽑으면서 승부의 추는 완전히 기울었다. 이제 자신과의 싸움이었다. 그리고 배영수는 이겨냈다. 9이닝 9피안타 무4사구 4탈삼진 2실점 106구. 1081일 만에 완투승. 한화의 5연패 사슬을 끊었기에 더 값진 호투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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