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이상철 기자] 야구도 전임대표팀 감독 시대가 열렸다.
한국야구위원회(KBO)는 24일 선동열(54) 전 WBC 대표팀 투수코치를 대표팀 감독으로 선임했다. 눈에 띄는 것은 ‘신분’이다. 선 감독은 제1대 전임감독이 됐다. 계약기간도 2020년까지다. 선 감독 체제에서 아시아 프로야구 챔피언십, 아시안게임, 프리미어12, 올림픽 등 4개 국제대회를 치른다.
KBO가 전임감독제를 도입한 것은 처음이다. 그 동안 시기상조라는 주장이 강했다. 야구는 국제대회가 연속성이 떨어진다.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정기적인 국제대회가 WBC와 아시안게임 정도였다. 끊임없이 국제대회를 치르는 축구, 배구와 달랐다. 이는 전임감독제에 대한 회의적인 시선의 주된 이유였다. 비용적인 면도 고려해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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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선동열 제1대 야구대표팀 전임감독. 사진=김재현 기자 |
때문에 국제대회마다 감독을 새로 뽑았다. 하지만 매번 시끄러웠다. 프로야구 현직 감독을 선임하는 과정도 순탄치 않았다.
상황이 달라졌다. 정식 종목에서 퇴출됐던 올림픽에서도 2020년 도쿄 개최와 맞물려 부활했다. 프리미어12와 아시아 프로야구 챔피언십도 2015년과 2017년 신설됐다. 매년 최소 한 차례씩 국제대회가 펼쳐진다.
시대도 바뀌었다. 세계야구 추세가 점차 전임감독제에 무게를 두고 있다. 일본은 일찌감치 전임감독을 두고 있다. 대표팀의 연속성 측면이 크다. 철학 유지 및 체질 개선 등 장기적으로 대표팀을 강화하기 위한 방안이다.
특히 한국은 2회 연속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1라운드 탈락했다. 충격이었다. 2008 베이징올림픽 금메달의 영광은 ‘오래된 과거’다. 혈통을 강조하는 WBC의 대표팀 기준이 올림픽 등 다른 국제대회보다 유연한 면이 있지만, 한국야구가 세계야구의 흐름에 뒤처져있다는 현주소는 다르지 않았다.
이에 KBO도 전임감독제를 실시했다. 3년간의 성과를 지켜봐야 하나 임시방편은 아니다. 전임감독 체제를 유지한다. 선 감독 후임도 전임감독이다. KBO가 기대하는 바는 대표팀의 건강한 발전과 국제대회 성적 향상이다.
축구는 프로스포츠 종목 가운데 가장 먼저 전임감독제를 도입했다. 이후 다사다난 했지만 전반적으로 성과를 냈다. 1994년 미국 대회부터 2014년 브라질 대회까지 6회 연속 월드컵 본선 진출에 성공했다. 연령별 대표팀 역시 전임감독이 맡으며 꾸준히 국제대회에서 좋은 성적을 올렸다.
그러나 전임감독제에서 중요한 두 가지는 믿음과 책임이다. 축구는 1992년 김호(73) 감독이 부임한 이래 수많은 감독이 A대표팀 지휘봉을 잡았다. 하지만 2001년 이후 계약기간을 다 채우며 명예롭게 떠난 감독은 거스 히딩크(71) 감독과 허정무(62) 감독, 2명이다. 성적 부진의 책임을 져야 했다. 하지만 몇몇 사례에서는 대한축구협회가 성급하게 경질한 측면도 있다.
KBO도 선 감독이 자기 색깔을 뿌리내릴 수 있도록 일희일비하지 않으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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