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잠실) 이상철 기자] 26일 잠실 넥센-LG전. 오후 9시6분부터 10분까지 4분의 정적이 흘렀다. 황목치승의 태그 관련 LG의 비디오판독 요청에 대한 최종 판정은 좀처럼 결정되지 않았다.
승부처였다. LG가 2-3으로 뒤진 9회말 2사 2루서 이형종의 안타가 터진 다음이었다. 대주자 황목치승은 빠르게 3루를 돌아 홈으로 쇄도했지만 우익수 이정후의 송구가 빠르고 정확했다. 심판은 바로 아웃을 선언했다. 아웃이면 넥센의 승리로 경기 종료였다. 그러나 황목치승은 손가락으로 네모를 그렸다.
누가 봐도 아웃 타이밍이었다. 이형종의 타구는 빨랐고, 이정후의 송구도 빨랐다. 양 감독도 ‘끝났다’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포수 박동원의 태그를 피하고자 황목치승이 몸을 틀어 슬라이딩 하는 걸 보고서 ‘혹시나’ 하는 기대가 생겼다.
↑ 황목치승의 센스로 이형종의 안타는 동점 적시타가 됐다. 사진=김영구 기자 |
그리고 마침내 결정됐다. 판정은 아웃에서 세이프로 번복됐다. 경기는 3-3 스코어로 새로 시작됐다. 천당과 지옥이 오가던 순간이었다. LG는 LG 팬과 함께 환호했다.
그 과정을 누구보다 숨죽이며 지켜봤던 이는 1루에 있던 이형종이었다. 안타를 치고도 표정이 밝지 않았던 이형종은 세이프 판정이 나자 활짝 웃었다. 그 후 3연속 4사구로 이형종은 끝내기 밀어내기 볼넷의 결승 득점 주인공이 됐다.
이형종은 “평소에도 잘 치고 싶다는 마음으로 타석에 선다. 그때는 (마지막 기회이기도 해)더 강한 마음이 들었다”라고 말했다. 볼카운트 1B 1S에서 김세현의 속구를 공략했다. 우전 안타.
그러나 기뻐할 겨를이 없었다. 이형종은 “타구가 빨랐다. (우익수의 수비 위치도)앞이었다. 나도 아웃이라고 생각했다. 안타를 쳐도 팀이 지는데 무슨 의미가 있나. 기분이 좋지 않았다”라고 털어놨다.
↑ LG 황목치승은 26일 잠실 넥센전 9회말 2사 2루에서 이형종의 안타에 홈으로 쇄도해 동점 득점을 올렸다. 사진=김재현 기자 |
하지만 판정 번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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