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황석조 기자] 무려 1년 가까이가 흘렀다. 심지어 새 유니폼을 입고서는 처음이다. 그래도 상황이 절묘하고 결정적이어서 강한 인상을 남기기 충분했다. 기분 좋은 이적 후 첫 아치를 그림과 동시에 최근 공·수에서 상승세를 보이고 있는 LG 트윈스 내야수 최재원(27). 그는 비결로 양배추 즙을 꼽았다. 무슨 사연이 있는 것일까.
올 시즌 FA로 떠난 우규민의 보상선수로 LG 유니폼을 입게 된 최재원은 당초 타격에 재능이 있는 자원으로 기대됐다. 팬들의 기대감도 뜨거웠다. 최재원이 2루, 나아가 내야 전 포지션에 다크호스로 거듭나는 상상을 펼쳤다. 영건들을 성장시키는데 일가견이 있는 양상문 감독 스타일과 만난다면 그 시너지효과가 어마어마할 것이라는 기대감도 적지 않았다.
4월 한 달간 사실상 주전과도 같은 임무를 부여받고 2할8푼대 나쁘지 않은 성적을 기록했던 최재원. 하지만 5월부터 급격히 식어버렸다. 자연스럽게 출전기회도 줄었다. 그러다보니 여러 장점들이 희미해져갔다. 그렇게 최재원은 6월초 1군에서 말소됐고 이후 두 달여를 2군서 보냈다. 시즌 초 팬들의 높았던 기대가 아쉬움으로 바뀌던 순간이었다.
![]() |
↑ LG 내야수 최재원(사진)이 지난 6일 1군 복귀 후 상승세를 나타내고 있다. 사진(잠실)=김영구 기자 |
그 중 16일 잠실 kt전은 스스로에게 잊을 수 없던 경기. 0-1로 kt에 밀리던 LG는 상대 에이스 라이언 피어밴드에게 꽁꽁 묶여있었지만 최재원이 결정적 추격의 홈런포를 날려 승부를 원점으로 끌고 갔다. 이는 팀의 극적인 승리 발판이 됐다. 최재원은 이후 19일 잠실 삼성전에서도 2안타 1타점 1도루로 맹활약했다. 자연스럽게 LG 내야는 최재원이라는 옵션이 다시 추가되게 됐다.
스스로는 당시 타구가 홈런이 될 줄 몰랐다고. 최재원은 “잘 맞았다고 느끼긴 했지만 넘어갈 줄은 몰랐다”고 떠올렸다. 지난해 8월11일 삼성 소속으로 대구에서 두산을 상대로 홈런을 날린 이후 약 1년 만. LG 유니폼을 입고서는 처음이다. 스스로도 겸연쩍게 웃더니 “2군에 오래 있었다보니…”라고 쑥스러워했다.
새 팀 적응기었을까, 혹은 기대에 대한 부담 때문이었을까. 4월 한 달 순항하다 갑자기 닥친 부진으로 최재원도 힘든 시간을 보냈다. 그러더니 다시 돌아와 초반의 그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스스로는 원인을 알고 있었다. 바로 체중 때문이었다.
![]() |
↑ 최재원(사진)은 부진의 원인으로 늘지 않는 체중을 지목하며 그 해결책으로 양배추 즙을 꼽았다. 사진=옥영화 기자 |
그렇다면 체중이 빠지고 다시 회복되지 않은 이유는 무엇이었을까. 최재원은 “사실 그 부분은 아직 잘 모르겠다. 다치고 난 뒤 한 번 쭉 빠졌었다. 그리고 다시 쪘는데 또 다시 빠지더니 이후부터는 쉽게 체중이 늘지 않더라”고 돌아봤다.
많은 야구팬들이 기억하듯 최재원은 지난해 부상 때문에 쉽지 않은 시간을 보냈다. 스프링캠프 도중 왼 손목 미세골절을 경험하더니 8월18일에는 상대투수 공에 얼굴을 맞아 하악골 골절이라는 큰 부상까지 당했다. 시즌아웃도 피하지 못했다. 안면부 쪽이니 당시 식습관에 영향을 끼쳤던 게 분명했던 사실. 단순 그 문제 때문만이라고 속단할 수는 없겠지만 이후 리듬이 바뀌었고 체중 감소까지 종종 겪게 된 것이다. 그러다 최근 다시 몸을 회복했고 그 기운이 현재 나오고 있다는 분석이 가능했다.
최재원은 체중 늘리는 특효약으로 양배추 즙을 꼽았다. 양배추 즙을 먹은 뒤 위가 편해졌고 식습관에 도움이 됐다고. 최재
최재원은 “남은 시즌 개인성적 목표는 없다. 팀이 중요한 순위싸움을 펼치고 있다. 팀 승리에 도움이 되는 것을 우선하고 싶다”고 목표를 밝혔다.
[hhssjj27@maekyung.com][ⓒ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