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한이정 기자] 시즌 초 어렵게 선발 투수로 낙점돼 한 경기 한 경기 소화하면서 누구보다 믿음직스러운 ‘토종에이스’로 자리매김한 선수들이 있다. 최원태(20·넥센), 고영표(26·kt), 함덕주(22·두산)의 이야기다.
이들 셋은 올 시즌 처음으로 풀타임 선발투수로 뛰고 있다. 시즌 내내 로테이션에서 빠지지 않고 꾸준히 제 역할을 해내고 있다. 함덕주가 잠시 불펜으로 보직이 바뀌긴 했으나 한 달도 안 돼 다시 선발로 복귀했다. 꾸준히 성장세를 보이며 활약 중인 이들은 이제 선발진의 주축으로 성장해 팀에서 없어선 안 될 귀한 존재가 됐다.
최근 성적만 봐도 존재감이 확연히 드러난다. 최원태는 지난 19일 고척 NC전에 선발 등판해 6⅓이닝 5피안타 9탈삼진 2실점을 기록하며 시즌 11승째(6패)를 거뒀다. 팀 내 투수 중 최다승을 기록하게 됐다. 고영표는 지난 20일 수원 두산전에서 5⅓이닝 5피안타 6탈삼진 1실점을 기록하며 시즌 7승이자, 3연승을 기록 중이다. 함덕주는 지난 18일 KIA전에서 6⅓이닝 4피안타 4탈삼진 1실점으로 호투하며 시즌 8승을 따내며 10승을 눈앞에 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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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넥센 최원태가 시즌 11승을 기록하며 팀 최다승을 기록 중이다. 사진=MK스포츠 DB |
◆ 슬라이더로 후반기 업그레이드 나선 최원태
올 시즌 넥센의 에이스 최원태는 꾸준하다. 선발 로테이션을 거의 거르지 않고 경기를 소화했다. 최원태는 올 시즌 22경기 등판해 11승6패 평균자책점 4.62의 성적을 거뒀다. 퀄리티스타트는 11번 기록했다. 시즌 초반 7,8이닝까지 소화해내며 ‘이닝이터’의 면모도 보였다.
손혁 해설위원은 최원태에 대해 “지난해보다 올해 좋아진 건 볼과 스트라이크의 차이가 많이 줄어들었다는 점이다. 워낙 속구가 좋은 선수였는데 투심패스트볼을 장착하면서 업그레이드됐다. 최근엔 슬라이더를 던지고 있는데, 꾸준히 발전해 나가는 게 좋은 투수로 성장하게 된 것 같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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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원태는 투심패스트볼에 이어 후반기 들어 슬라이더를 던지며 업그레이드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사진=MK스포츠 DB |
최원태가 성장하는 데 있어 기술적인 요소가 크게 영향을 줬지만 튼튼한 멘탈 역시 도움이 됐다. 잘 나가던 최원태는 지난 5월21일 수원 kt전에서 2⅔이닝 9피안타 9실점을 기록하면서 흔들렸고 이후 대량 실점하는 경기가 많아졌다. 최원태는 “그때 ‘내가 잘 던진 건 운이었나’ 하는 생각에 힘들었는데 다시 처음으로 돌아가서 선발로 나서기 위한 준비를 했고, 다시 좋은 성적을 거둘 수 있었다”고 털어놨다.
◆ 위력적인 체인지업, 항상 연구하는 고영표
2015년부터 줄곧 불펜에서 활약했던 고영표는 김진욱 kt 감독을 찾아가 “선발에 도전해보고 싶다”는 의사를 전달했다. 김 감독이 이를 흔쾌히 받아들였고 그렇게 고영표는 올 시즌 선발로 변신했다.
올 시즌 23경기 등판해 7승11패 1홀드 평균자책점 4.78을 기록하고 있는 고영표는 5선발로 시작했음에도 어느 새 팀의 중요한 역할을 해내고 있다. 라이언 피어밴드와 나란히 팀 최다승을 기록하며 믿음직스러운 선발 투수로 성장했다.
특히 최근 들어 확 달라진 모습이다. 8월 3경기 등판해 3승 평균자책점 2.95기록 중이다. 특히 주무기 체인지업을 중심으로 경기를 치르고 있다. 김진욱 kt 감독은 “안 좋았을 당시엔 체력이 떨어지기도 했고, 덩달아 구위도 떨어져 많이 맞았다. 하지만 최근 경기를 보면 경기운영능력이나 위기를 넘기는 모습이 인상적이다. 확실히 점점 성장하고 있다”고 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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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올 시즌 선발로 합류한 고영표는 경기를 앞두고 항상 연구하고 준비한다. 사진=MK스포츠 DB |
고영표는 “좋은 선수들의 준비하는 모습을 벤치마킹하는 점이 상승세의 요인이다. 쉬는 날에도 꾸준히 공부하고 있다“고 전했다. 선발이 첫 해이기 때문에 이것저것 배워야할 게 많다고 덧붙였다.
이어 “선발을 해보니 제구 하나에도 여러 의미가 있다는 걸 깨달았다”며 “요즘은 볼넷을 줄이고 퀄리티스타트를 달성하는데 가장 집중하고 있다“고 전했다.
◆ 씩씩하게 던지는 함덕주, 비결은 과감하게
5선발로 로테이션에 합류하게 된 함덕주는 올 시즌 8승7패 평균자책점 3.80을 기록하고 있다. 더스틴 니퍼트 장원준 유희관 등 ‘판타스틱4’라고 불리는 쟁쟁한 선발진 사이에서 꾸준하게 제 피칭을 선보이고 있다.
특히 후반기 들어 함덕주의 기세가 만만치 않다. 후반기 6경기 등판해 5승 평균자책점 2.76을 기록 중이다. 지난 20일 SK전에서 후반기 첫 등판한 함덕주는 6이닝 6피안타 6탈삼진 2실점을 기록하며 승리를 따냈다. 이어 다른 경기에서도 연신 호투하며 달라진 모습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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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후반기 들어 활약하고 있는 함덕주는 마음을 비우고 과감하게 던지고 있다고 전했다. 사진=MK스포츠 DB |
함덕주는 후반기 상승세에 대해 “전반기는 잘 하려는 욕심이 너무 컸다. 1점도 주기 싫었다. 그러나 지금은 ‘줄 점수는 주자’는 생각으로 마음 편하게 경기에 임하고 있다. 과감하게 승부하고 기죽지 않으려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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