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잠실) 이상철 기자] 지난 2일 황수범(31·삼성)의 뒤늦은 데뷔 첫 승이 화제였다. 2011년 육성선수로 삼성 유니폼을 입은 황수범은 6년 만에 첫 승을 신고했다. 포기하고 싶던 순간이 여러 차례였으나 그 힘겨운 터널을 지나 마침내 활짝 웃었다. 팀의 5연패를 끊은 승리이기도 했다.
상대는 후반기 승률 1위인 두산. 그러나 황수범은 패기 넘쳤다. 5이닝 동안 탈삼진 8개를 잡으며 2실점으로 막았다. 삼성은 황수범의 호투를 발판 삼아 6회 김헌곤의 2점 홈런으로 역전에 성공했다.
황수범은 지난 8월 19일 잠실 LG전(5이닝 3실점 1자책)에서는 승리투수 요건을 갖추고도 불펜 난조로 데뷔 첫 승을 놓쳤다. 하지만 2일 두산전에서는 백정현과 장필준이 완벽하게 1점차 리드를 지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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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삼성 포수 권정웅은 2일 KBO리그 잠실 두산전에서 황수범과 배터리를 이뤘다. 사진=삼성 라이온즈 제공 |
김한수 삼성 감독은 만족감을 나타냈다. 김 감독은 “네 차례 선발 등판 경기 중 가장 좋았다”라고 칭찬했다.
황수범의 구위를 누구보다 잘 아는 것은 배터리를 이룬 포수 권정웅이다. 지난 8월 26일 대구 kt전에 이어 2번째 호흡이었다.
권정웅은 “제구가 다소 흔들렸지만(86구 중 스트라이크 45개) 구위가 워낙 좋았다. 완급 조절도 뛰어났다”라면서 “특히 변화구를 스트라이크존에 넣으면서 타자들을 어렵게 만들었다. 예전에는 변화구가 볼이 돼 타자들이 속구만 노리는 인상이 짙었다. (두산전에서는)변화구 제구가 되니 타자들이 더 힘들었을 것이다”라고 이야기했다.
황수범은 3회 1사 1,2루에서 박건우의 타구에 왼 손목 부위를 맞았다. 우투수지만 왼 손목 통증이 심할 경우 교체가 불가피했다. 그러나 황수범은 ‘괜찮다’라는 의사를 나타냈다. 황수범은 이후 8타자를 상대해 볼넷 1개만 내주며 더욱 완벽한 투구를 펼쳤다.
황수범은 “마운드에 오르는 게 이번이 마지막이 될 수 있었기에 조금은 참고 경기에 임했다”라고 했다. 그 강한 의지는 권정웅도 느꼈다. 황수범이 던지는 공 하나하나를 통해.
권정웅은 “나까지 (황)수범이형의 의지가 느껴졌다. 집중력이 대단했다. 수범이형이 강한 정신력으로 공을 던지는데, 이전보다 훨씬 공이 더 좋았다.”라고 했다.
권정웅은 교체 없이 끝까지 포수 마스크를 썼다. 그 또한 황수범의 첫 승을 간절히 바랐던 인물 중 1명이었다.
권정웅은 “모두가 수범이형의 첫 승을 기원했다. 1점차 리드 상황이었다. 너무 이를 의식하면 볼 배합이 단순해지고 시야가 좁아질 수
한편, 황수범의 왼 손목 상태는 이상이 없다. 삼성의 한 관계자는 “따로 건강검진을 하지 않았다. 선수도 통증 없이 괜찮다고 말해 아이싱 치료만 했다”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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