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황석조 기자] 연패의 사슬을 끊어낸 KIA 타이거즈. 그런데 단순 1승의 의미를 넘어선다. 최근 팀을 그토록 괴롭힌 불펜에서 희망을 찾았고 또 가야할 방향을 확립했기 때문이다.
실로 오랜만에 나온 깔끔했던 경기 후반부. KIA가 전날(8일) 악몽의 4연패를 끊어냈다. 여전히 리그 선두를 달리지만 최근 연이어 선보인 불안한 경기력으로 훨씬 야박하고 위태로운 평가를 받던 KIA가 숨을 고를 여유를 찾게 된 것이다. 3일 고척 넥센전 충격의 역전패 이후 시작된 악몽의 4연패를 돌아보고 조급함과 긴장감을 다소간 줄일 수 있는 전기 또한 마련했다. 그만큼 KIA의 이날 1승의 의미는 컸다.
연패 기간 KIA의 발목을 잡은 것은 특히 불펜불안이다. 시즌 초 자주 발생했던 뒷문불안이 다시 등장한 것인데 그 강도가 더했다. 3일 경기 프로야구 역사에 불명예를 써냈던 9회말 6점차 역전패로 촉발된 충격파가 5일 LG전에서도 이어졌고 이는 이후 6일과 7일 경기로까지 여파가 미쳤다. 물론 부정적인 의미로 말이다. KIA의 전력을 향한 긍정적 시선이 싸늘해졌으며 임박한 가을야구에서 경쟁력을 낮게 점치는 시각이 급증했다.
↑ KIA 김세현(사진)이 8일 광주 한화전서 9회에 등판해 공 9개로 깔끔하게 1이닝을 매조지었다. 사진=KIA 타이거즈 제공 |
우려와 달리 이번에는 다른 결과는 만들어냈다. 8회 1이닝 무실점, 9회 1이닝 무실점. 김윤동과 김세현이 각각 등판해 이뤄낸 결과다. 김윤동은 사사구 한 개를 내줬지만 나머지 세 타자를 모두 범타로 처리했다. 김세현은 공 9개를 던지며 더 깔끔한 삼자범퇴를 만들었다. 오랜만에 나온 필승조 다운 모습이었다.
우선 혼란스러운 팀 상황을 정리하는 데 일조한 쾌투가 됐다. 난타전을 벌였으나 결국 KIA는 리드한 채 경기 후반을 맞이했다. 근래 거의 트라우마급의 충격역전패가 많아 팀 밸런스가 무너진 것 아니냐는 의문을 샀는데 이번에도 깔끔한 마무리가 되지 못했다면 불펜을 향한 싸늘한 시선이 더욱 늘어났을 터다. 흔들렸지만 필승조가 분명히 존재한다는 것을 김윤동과 김세현 조합이 확인시켜줬다.
↑ KIA에게는 김윤동(사진)과 김세현이라는 필승조가 존재함이 확인된 1승 이상의 값진 의미가 있던 8일 경기였다. 사진=KIA 타이거즈 제공 |
결과적으로 이들을 중심으로 한 안정적인 불펜공식을 꾸려야 하는 게 필수적임을 확인한 셈이 됐다. 물론 이러한 불펜의 활약은 타선의 폭발과 선발투수의 역할소화가 있었기에 가능했고 모든 합이 다 맞아떨어져야 한다는 결론이 가능하지만 최대 약점이자 선수단 전체에 정신적 부담으로 자리매김 했을 불펜에 대한 발전 방향을 찾은 부분 자체에 의미가 적지 않다.
최근 KIA 벤치는 주축 투수들의 부상과 난조로 인해 공백이 크게 생기자 보직전환 등 다양하고 참신한 여러 방법을 시험 중이다. 그 중에는 심동섭과 임기준의 선발카드 등 성공적 결과를 만든 부분이 있지만 전체적으로 정돈이 되지 않았다는 인상도 남겼다. 두산이 김강률 등 기복 있던 불펜자원들의 반등으로 후반기의 팀으로 떠올랐고 NC가 ‘단디4’라는 리그 선두권 불펜조합을 갖고 있는 것
그나마 트레이드로 영입한 김세현의 성공적 정착 등 나름 시도했던 파격적 한 수들이 좋은 결과로 나타나고 있는 것은 행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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