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안준철 기자 “응, 야구 안 해.”
고졸 2년차 프로야구 선수가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글은 폭발적인 관심을 불러일으켰다. 해당 사건의 주인공은 KIA타이거즈 우투우타 외야수 이진영(20)이었다. 지난해 선린인터넷고를 졸업하고 2차 6라운드 전체 58순위로 입단한 유망주다. 하지만 지난 15일 야심한 시간 자신의 페이스북에 욕설·막말과 함께 야구를 하지 않겠다는 글을 올려, 팬들의 공분을 샀다. 결국 17일 1군 엔트리에서 말소됐다. 말소된 이후 16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분명히 말씀드리는 건 그 글은 제가 쓴 것이 아닙니다. 확인해 본 결과 저의 페이스북ID와 비밀번호를 알고 있던 친한 지인이 썼다는 것을 알게 됐습니다”라며 “그 글을 썼던 지인도 크게 후회하고 있고, 제게 폐를 끼쳤다며 미안해하고 있습니다”라는 해명을 한 게 화제가 됐지만, 팬들의 시선은 싸늘하기만 했다. “그 말을 어떻게 믿느냐”는 반응이 대부분이었다.
이는 앞서 벌어졌던 두산 베어스 최주환(29)의 SNS(사회관계망서비스) 해프닝과도 관련 있었다. 요는 이랬다. 최주환이 인스타그램상에서 롯데 자이언츠팬들을 욕하는 게시물에 좋아요 버튼을 눌렀고 이를 안 롯데 팬들이 최주환에게 계정 관련 진위여부를 따졌다. 최주환은 계정이 해킹을 당했다고 해명했지만 진위여부를 따지는 팬들과 설전을 벌이면서 문제가 커졌다. 최주환이 “예쁜 딸도 있으신데 정확히 알지도 못하시고 그런 댓글을 다는 건 좀 삼가시는 게 어떨까요”라는 협박성 메시지를 보낸 것을 해당 팬이 야구 커뮤니티에 올리면서 사태가 일파만파로 확대됐다. 결국 최주환은 지난 1일 광주 KIA전에 앞서 취재진 앞에서 고개를 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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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페이스북에 욕설과 막말을 게시해 1군에서 말소된 KIA 고졸 2년차 외야수 이진영. 아이디와 비밀번호를 친한 지인에게 공유했다는 다소 상식 밖의 해명을 내놔 공분을 키웠다. 사진=MK스포츠 DB |
◆ 반복되는 프로야구 선수들의 SNS 실언
SNS에서의 구설을 프로야구로만 국한해서 본다면, 최근 들어 그 빈도는 잦아지고 있는 게 현실이다. 최악의 SNS사태는 kt위즈 포수 장성우(27)건이다. 2015년 장성우의 전 여자친구가 카카오톡으로 장성우와 주고받은 메시지를 공개했는데, 내용은 충격적이었다. 야구계에 루머를 만들고 명예를 훼손할 만한 이야기들이 담겨있었다. 폭로전은 1차에서 그치지 않았다. 장성우가 팀 동료, 코칭스태프, 다른 팀 선수, 치어리더, 팬들에게까지 원색적인 비난을 했다는 내용이 공개됐다. 결국 폭로전으로 피해를 입은 치어리더는 장성우와 그의 전 여자친구를 명예훼손으로 고소했고, 장성우는 2심까지 가는 끝애 벌금 700만원 형을 확정받고, 2016시즌을 통째로 날렸다. 같은 시기 같은 팀에서 뛰던 우완투수 장시환(30·현 롯데)도 전 여자친구의 SNS 폭로성 글 탓에 구단의 자체징계를 받았다.
이에 앞서 KIA타이거즈 내야수 윤완주(28) 2015년 자신의 SNS에 극우 보수성향의 커뮤니티 ’일간베스트’(일베)의 용어를 사용하여 누리꾼들로부터 질타를 받고 구단으로부터 3개월 자격 정지의 중징계를 받은 바 있다. 윤완주는 현재 현역으로 군목무 중이다. 역시 KIA 소속인 김세현(30)은 넥센 시절인 2015년 스프링캠프에서 페이스북에 아내 몰래 퇴폐업소를 수시로 다니며 바람을 피웠다는 충격적인 고백글을 올려 입방아에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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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kt 장성우는 전 여자친구와 주고 받은 SNS 메시지가 공개돼 법정 앞에 서야했다. 프로야구 선수의 SNS 구설 사례 중 가장 나쁜 예로 꼽힌다. 사진=김재현 기자 |
◆ 프로야구 선수는 공인?…사적 공간이라는 생각을 버려야
SNS사용은 시대의 조류다. 일반인들의 사용도 늘어나는데, 운동선수 특히 프로야구 선수들의 이용도 늘어나는 게 현실이다. 다만 프로야구 선수들의 SNS공간도 다른 분야의 유명인들의 SNS처럼 철저하게 사적인 공간으로 보기는 어렵다. 이는 프로야구 선수들도 공인이라는 인식이 확산되면서 나타나는 필연적인 결과라는 것이다. 물론 프로야구의 선수들의 사생활도 존중되어야 하지만, 앞서 언급한 것처럼 SNS공간이 비밀스럽고, 사적인 공간으로서 보호될 수 있는지는 지속적인 논쟁거리였다. 대다수의 시각은 다수에게 공개된다는 점에서 사적인 공간 보다는 공적인 공간이다. SNS와 같은 1인 미디어의 발전은 유명인들과 대중이 가깝게 소통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는 점에서 팬과 선수의 소통에도 순기능을 제공한다는 기대를 받아왔다.
하지만 현실은 달랐다. 과거 같았으면 조용히 묻혔을 사건도 SNS를 통하여 재조명되거나 일파만파로 커지기도 한다. 순기능보다는 역기능 사례가 더 눈에 띈다. 대표적인 SNS인 페이스북의 이용 행위들은 사회적 지지에 대한 인식에 긍정적인 기여를 하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는데, 흥미롭게도 페이스북 쓰기 행위의 경우 사회적 지지에 대한 인식을 저하시키는 경향마저 발견됐다는 연구결과(양혜승 외 2인, 2012 한국언론학보)도 있다.
물론 선수들의 SNS를 강제로 금지시킬 방법은 없다. 구단이 단속한다고 해도, 성인인 선수들을 통제할 뾰족한 수는 없다. SNS이용을 인생의 낭비라고 단정 지을 필요는 없지만, 결국 개인들에게 맡겨야 할 영역인 것은 사실이다. 다만 미디어에 대한 교육이 더욱 중요해지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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