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美 로스앤젤레스) 김재호 특파원] LA다저스 마무리 투수 켄리 잰슨과 저스틴 터너가 나란히 기자회견장에 들어왔다.
포스트시즌에서 경기 후 기자회견은 아무나 나서지 않는다. 두 선수는 지난 16일(이하 한국시간) 시카고 컵스와의 내셔널리그 챔피언십시리즈에서 각각 1이닝 무실점, 끝내기 3점 홈런 포함 4타점의 퍼포먼스로 팀의 4-1 승리를 견인하고 수훈 선수 자격으로 참가했다.
현장에 있던 취재진은 둘이 나란히 앉은 장면에서 지난 1월 기자회견 장면을 떠올렸다. 그때도 둘은 나란히 앉아 다저스 유니폼을 들고 환하게 웃었다. 지난 시즌 이후 FA 시장에 나왔던 둘은 여느 FA 선수들이 그렇듯 여러 선택을 놓고 고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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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잰슨과 터너가 16일(한국시간) 챔피언십시리즈 2차전 수훈 선수로 기자회견을 하는 장면. 사진(美 로스앤젤레스)= 김재호 특파원 |
둘이 다저스에 머물기로 결심한 데에는 지난 겨울 잰슨의 결혼식이 결정적인 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자연스럽게 이날 기자회견에서도 그때 이야기가 나왔다.
잰슨은 "결혼식을 하는 날 터너와 머리를 자르면서 얘기를 나눴고, 거기서 결정을 했다"며 결혼식 직전 나눈 대화가 큰 영향을 미쳤다고 말했다. "우리는 지난해 얼마나 아쉽게 시즌이 끝났는지를 잘 알고 있었다. 우리가 얼마나 우승에 가깝게 갔는지를 생각했고, 끝내지 못한 일을 해내야 한다는 목표를 갖게됐다. 1월부터 시작해서 스프링캠프, 시즌 전체 기간 동안 이에 대해 얘기했다"고 말을 이었다.
덥수룩한 수염을 자랑하는 터너는 "분명히 말하지만 나는 그때 머리를 잘랐다"며 웃은 뒤 잰슨의 말을 이었다. "그때 나는 (잰슨의 고향인) 퀴라소에서 그와 많은 시간을 보냈다. 처음에는 야구 얘기는 많이 안했다. 머리를 자르던 그때 처음 이야기를 하기 시작했다. 그때만 하더라도 나는 결정을 내리지 않은 상태였다. 그와 나는 다저스 선수가 된 것의 의미에 대해 말했고, 구단 내 사람들이 우리를 얼마나 잘 대해줬는지에 대해 말했다"며 당시 있었던 대화를 소개했다.
두 선수에게 다저스는 모두 특별한 의미가 있는 팀이었다. 잰슨은 다저스에서 선수 생활을 시작해 지금의 위치까지 올라왔고, 터너는 지난 2014년 초청선수로 팀에 합류해 백업 요원을 거쳐 주전 3루수로 성장했다.
터너는 "다저스는 내게 네번째 팀이었고, 잰슨에게 이 팀이 나에게 새로운 위치에서 할 수 있는 경험들을 안겨줬다는 사실을 알게 해주고 싶었다"며 잰슨과의 대화 이후 다저스와 재계약을 결심했다고 전했다.
이후 터너는 결혼식 날 피로연장에서 춤을 추다가 잰슨에게 다저스로 돌아가겠다는 뜻을 전했고, 하루 뒤 퀴라소 인근에 있는 아루바로 이동해 해변에서 휴식을 취했다. 터너는 "그때 나도 여러분처럼 트위터를 통해 (나와 잰슨의) 계약 임박 소식을 전했다"며 환하게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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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잰슨과 터너는 지난 1월 다저스와 재계약을 맺었다. 계약 발표 기자회견에 나란히 함께 한 두 선수의 모습. 사진= 다저스 공식 트위터 |
두 선수는 모두 ’끝나지 않은 일’을 완수하겠다는 각오를 드러냈다. 터너는 "우리는 오늘 한 발 더 다가섰지만, 아직 할 일이 많다"는 말을 남겼고, 잰슨은 "월드시리즈까지 2승 남은 것은 걱정하지 않고, 시즌 내내 해왔던 것처럼 경기장에 와서 그날 경기에 이기는 것만 신경쓸 것이다. 나가서 잘
한편, 먼저 2승을 거둔 다저스 선수단은 17일 다저스타디움에서 비공개 훈련을 진행한 뒤 시카고로 이동 후 휴식을 취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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