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잠실) 이상철 기자] 두산의 계산대로 흘러가지 않는 2017년 플레이오프다. 믿었던 원투펀치가 흔들렸다. 니퍼트에 이어 장원준마저 예의 위력을 보여주지 못했다
장원준은 18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NC와의 플레이오프 2차전에 선발 등판해 5⅓이닝 동안 홈런 3방을 맞으며 대량 실점(6)을 했다. 두산 이적 후 포스트시즌 1경기 최다 실점. 장원준의 정규시즌 피홈런은 12개. 1경기 3피홈런은 2014년 5월 21일 KBO리그 포항 삼성전 이후 1246일 만이다.
장원준은 2014년 말 두산 이적 후 포스트시즌에서 니퍼트 못지않게 강세를 보였다. 5경기 4승 평균자책점 2.04(35⅓이닝 8실점)을 기록했다. 그에게는 ‘빅게임 피처’라는 기분 좋은 꼬리표가 따라붙었다. 그리고 장원준이 가세한 뒤 두산은 2년 연속 한국시리즈 정상에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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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두산 장원준이 18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NC와의 프로야구 KBO리그 플레이오프 2차전에 선발 등판했다. 장원준이 2회초 홈런 2방을 허용한 뒤 아쉬워하고 있다. 사진(잠실)=김재현 기자 |
장원준의 어깨는 어느 때보다 무거웠다. 장원준이 앞서 포스트시즌 등판에서 두산은 시리즈 전적에서 밀린 적이 없었다. 2015년 플레이오프 5차전(2승 2패) 및 한국시리즈 3차전(1승 1패)도 균형을 이루고 있었다.
두산은 지난 17일 플레이오프 1차전에서 믿었던 니퍼트가 흔들리면서 NC에 5-13으로 대패했다. 2차전마저 내줄 경우, 벼랑 끝에 몰리면서 한국시리즈 3연패에 빨간불이 켜질 수밖에 없다. 반격의 1승이 필요했고, 그 선봉장이 장원준이었다.
장원준의 포스트시즌 통산 NC전 평균자책점은 2.08에 불과했다. 다만 올해 정규시즌 NC전 성적은 1승 1패 평균자책점 3.78로 딱히 두드러지진 않았다. 특히 피안타율은 0.313으로 가장 높았다. 이에 NC는 장원준에 강했던 지석훈(0.667), 김성욱(0.333)을 선발 카드로 꺼냈다.
출발은 좋았다. 1회초 선두타자 박민우를 내야안타로 출루시켰지만 이후 공 9개로 아웃카운트 3개를 잡았다. 깔끔했다. 더욱이 ‘처남’ 박건우가 1회말 홈런(개인 포스트시즌 1호)을 날려 ‘자형’ 장원준의 어깨를 가볍게 해줬다.
그러나 장원준은 2회초 김경문 감독이 심어둔 '지뢰'에 호되게 당했다. 지석훈은 장원준의 인코스 속구(143km)를, 김성욱은 장원준의 커브(122km)를 배트에 정확히 맞혔다. 바람까지 탄 타구는 모두 외야 왼쪽 담장을 넘어갔다. 순식간에 3실점. 승부도 뒤집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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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두산 장원준은 18일 프로야구 KBO리그 플레이오프 NC와 2차전에서 5회초 나성범에게 2점 홈런을 허용했다. 사진(잠실)=천정환 기자 |
장원준은 지난해 한국시리즈 2차전에서 NC에게 안타 10개(8⅔이닝)를 맞았으나 1점으로 막았다. 위기관리 능력이 뛰어났다. 그러나 이번에는 달랐다. NC 타선은 장원준의 공을 적극적으로 공략했다. 3회초에도 나성범의 내야안타에 이은 스크럭스의 2루타로 1점을 더 뽑았다.
매 이닝 주자를 내보낸 장원준은 장타 허용이 많았다. 4회초에도 선두타자 손시헌에게 2루타를 맞았다. 불안감이 없지 않던 장원준은 결국 5회초 또 다시 홈런을 허용했다. 나성범이 1루를 밟기도 전에 세리머니를 할 정도로 대형 홈런(비거리 135m)이었다. 5회초까지 피안타 10개 중 4개가 장타였다.
“특별한 변수가 없다면 (장원준을)최대한 끌고 가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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