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잠실) 이상철 기자] 좌우 100m-가운데 125m. 잠실구장은 KBO리그 10개 구단이 사용하는 구장 가운데 홈에서 외야 펜스까지 거리가 가장 멀다.
올해 잠실구장에서 열린 KBO리그 144경기에서 121개의 홈런이 나왔다. 경기당 평균 0.84개로 1개도 안 됐다.
지난해 두산과 NC가 맞붙은 한국시리즈 잠실 2경기에서도 홈런은 1개만 터졌다. 그러나 올해 포스트시즌은 전혀 다른 그림이 펼쳐지고 있다.
지난 17일 플레이오프 1차전에서 두산과 NC가 나란히 1개씩을 쏘아 올리더니 18일 2차전에서는 4배로 늘었다. 득점을 거의 홈런으로 만들었다. 홈런으로 기선을 제압하고 역전하며 동점을 만들더니 재역전까지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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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두산 최주환이 18일 NC와의 플레이오프 2차전서 6회말 역전 만루 홈런을 날린 뒤 기뻐하고 있다. 사진(잠실)=천정환 기자 |
이틀 연속 첫 포문은 두산이 열었다. 박건우는 1회말 비디오판독 끝에 포스트시즌 첫 홈런 기록을 달성했다. 두산의 포효는 오래 가지 않았다.
NC가 2회초 지석훈의 동점 홈런(1점)에 이어 김성욱의 역전 홈런(2점)으로 승부를 뒤집었다. 지석훈은 포스트시즌에서 장원준을 상대로만 홈런(총 2개·2015년 플레이오프 5차전)을 기록했다.
3회초 1점을 더 내준 두산은 3점차 열세였다. 그러나 단 번에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다. 3회말 2사 뒤 연속 안타로 1,3루 찬스를 만들더니 김재환이 3점 홈런을 쏘아 올렸다. 김재환 또한 포스트시즌 통산 홈런 3개를 모두 NC를 상대로 기록했다.
4-4의 균형은 오래가지 않았다. 나성범이 5회초 장원준의 136km 슬라이더를 공략해, 비거리 135m의 대형 홈런(2점)을 날렸다. NC는 2차전에서도 홈런 3방을 앞세워 ‘가을야구 천적’ 장원준을 무너뜨렸다. 그리고 1차전에서 만루 홈런을 기록한 스크럭스는 이틀 연속 아치(7회초)를 그렸다.
공교롭게 NC는 올해 잠실구장에서 홈런이 가장 적은 팀이었다. 경기당 평균 0.44개(16경기 7개)에 그쳤다. 스크럭스가 3개, 모창민이 2개를 날렸으나 나성범, 박석민, 이호준은 1개도 치지 못했다.
그러나 포스트시즌에서 180도 달라졌다. 플레이오프 2경기에서 5개를 몰아쳤다. 나성범을 비롯해 지석훈, 김성욱은 시즌 첫 잠실구장 홈런을 플레이오프 2차전에서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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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두산과 플레이오프 2차전에서 나란히 홈런을 쏘아 올린 NC의 스크럭스(오른쪽)와 나성범(오른쪽)의 하이파이브. 사진(잠실)=천정환 기자 |
하지만 잠실구장 홈런 퍼레이드는 끝나지 않았다. 진짜 쇼타임은 6회말. 이틀 연속 역전 그랜드슬램이 터졌다. 최주환은 무사 만루에서 맨쉽의 145km 투심을 강하게 때려 만루 홈런을 쏘아 올렸다. 박건우에 이어 최주환도 포스트시즈 첫 홈런의 손맛을 느꼈다. 이 한 방으로 NC에게 기울 것 같던 승부의 추는 두산으로 기울었다.
김재환은 3회말에 이어 6회말에도 홈런을 날렸다. 이번에는 원종현의 147km 투심을 공략했다. 같은 것이 있다면 이번에도 3점짜리였다. 두산은 최주환과 김재환의 홈런에 힘입어 6회말에만 대거 8득점을 뽑았다. 역대 플레이오프 1이닝 최다 득점.
이날 잠실구장에서는 총 8개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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