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日도쿄) 황석조 기자] 프로야구에 절대강자가 없는 것처럼 아시아 야구 흐름에도 절대 강자가 사라지는 느낌이다. 일본을 턱 밑까지 위협한 한국, 반대로 이제 수성하는 입장이 됐다.
이번 APBC 2017 대회를 앞두고 세간의 전력평가는 일본, 한국, 대만 순이었다. 사실 새삼스러울 것 없는 전망. 과거부터 아시아야구 흐름은 이렇게 흘러왔다. 2000년대 중반 이후부터 한국의 성장으로 구도가 다소 바뀌긴 했지만 냉정한 전력평가에서는 항상 같은 전망이 나올 수밖에 없었다. 인프라며 기본기며 프로리그 힘까지. 종합적인 결론은 한 가지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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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이 일본을 위협한만큼 대만에 대해서도 경계가 필요할 전망이다. 사진(日도쿄)=천정환 기자 |
이번 영건들이 다수가 된 대회 역시 전망은 다르지 않다. 도쿄돔 경험은 고사하고 국가대표 경험 자체가 거의 없는 선수들이 주축이 된 이번 대표팀이 안방에서 응원을 힘에 얻고 겨루는 일본을 이기기란 여간 쉽지 않은 일로 예상됐다. 일본은 와일드카드까지 뽑았다.
그러나 16일 한국이 보여준 경기력은 달랐다. 기대 이상의 모습. 더 나아가 일본에 비해 한 두 가지를 제외하고는 전혀 밀리지 않았다. 일본 리그서 15승을 기록한 선발투수 야부타에 비해 장현식 구위와 위기관리능력이 더 빼어났고 타선의 몰아치기, 끈질긴 수비 등도 더 앞선 모습이었다. 초중반까지만 해도 집중력 있는 한국 수비와 다소 안일한 일본의 수비가 비교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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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하성(사진)등 주축들이 일본전 감을 이어가는 게 대만전 최대과제가 될 듯하다. 사진(日도쿄)=천정환 기자 |
그러나 결과적으로 패한 것은 사실. 한국 입장에서 이제 17일 대만전 승리는 필수가 됐다. 다만 우려되는 점은 한국 입장에서 포커스가 대만전보다 일본전에 맞춰진 부분. 아무래도 결승에서 맞불을 유력 상대에다가 개막전, 그리고 전통의 라이벌이 일본이다. 국제대회서 대만은 한국과 일본의 견제세력 정도에 머물렀다. 상대적으로 대만에 대한 경쟁의식이 떨어지기도 했다.
이런 상황이기에 한국은 대만을 향한 안일한 방심에서 벗어나야 한다. 자칫 전날 일본처럼 진땀을 뺄 수 있고 최악의 상황은 경기를 내줘 대회 조기탈락이라는 악몽을 피하지 못하게 될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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