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서울 홍은동) 이상철 기자] 2017시즌 K리그 클래식 최고의 별로 등극한 이재성(25·전북 현대)이 유럽 진출 시기를 미뤘다.
이재성은 20일 열린 ‘K리그 2017 대상 시상식’서 최우수선수(MVP)를 수상했다. 조나탄(수원 삼성)과 각축을 벌일 것으로 전망됐다. 그러나 예상은 깨졌다. 이재성은 133표 중 과반이 넘는 69표(51.9%)를 획득해 최고의 별로 선정됐다.
이재성의 MVP 수상은 개인 첫 영예다. 2014년 프로에 입문한 그는 4번째 시즌 만에 영플레이어상(2015년), 베스트11(2015~2017년), MVP(2017년) 개인상을 모두 거머쥐었다. 괄목성장이다.
↑ 이재성은 2017시즌 K리그 클래식 최고의 별이었다. 그의 거취가 가장 큰 관심사로 떠오른 가운데 그는 전북 현대에 남아 2018 러시아월드컵에 집중하겠다는 의사를 피력했다. 사진(서울 홍은동)=옥영화 기자 |
이재성은 시상식 후 가진 공식 기자회견에서 “MVP 수상은 가문의 영광이다. 2년 전 영플레이어상을 수상했을 때, 다시 못 올 순간이라고 생각했다. 이 자리에 다시 서게 돼 영광이다”라고 소감을 밝혔다.
이날 가장 큰 관심은 이재성의 MVP 수상 여부보다 해외 진출 의지였다. 이재성은 이미 K리그를 평정했다. ‘톱클래스’로 평가를 받는다. 꾸준히 해외 진출 루머가 돌았다. 하지만 비자 발급 등 여러 가지 악재로 무산됐다.
이재성은 큰 무대에서 뛰고 싶다는 의사를 여러 차례 피력했다. MVP까지 수상한 그가 더 이상 K리그에서 이룰 게 없다. 다시 유럽 진출 가능성이 커지는 이유다.
최강희 전북 감독은 “며칠 전 팬 미팅에서 (이)재성이에게 ‘어디 가지마’라고 했는데 불안하다”라며 농을 던졌다. 이재성도 이에 “감독님께서 어떨 때는 가라고 하시고, 또 어떨 때는 가지 말라고 하신다. 그래서 내가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다”라고 답해 좌중을 웃겼다.
곧바로 둘은 진지하게 이에 관한 이야기를 나눴다. 최 감독은 ‘오케이’ 사인을 했다. 단, 구단간의 논의도 필요하다는 단서를 뒀다.
최 감독은 “지금껏 선수가 찾아와 해외 진출 의사를 피력했을 때 거의 다 보내줬다. 전북보다 더 큰 팀에 간다면 당연히 보내줘야 한다. 사실 재성이는 지난해에도 기회가 있었는데 몇 가지 문제로 무산됐다. 선수 이적에는 많은 부분이 맞아 떨어져야 한다. 나이가 많아질수록 해외진출 성공 가능성이 낮아지기 때문에 어떤 환경이든 만들어주고 싶다”라고 전했다.
↑ 전북 현대의 최강희 감독(오른쪽)은 이재성(왼쪽)의 유럽 진출을 적극적으로 돕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사진(서울 홍은동)=옥영화 기자 |
하지만 이재성이 ‘브레이크’를 걸었다. ‘지금’은 떠날 때가 아니라고 했다. 이재성은 “해외진출은 해마다 내 고민거리다. 그러나 고민만으로 이적이 쉽게 성사되지 않는다. 그 시간에 축구에 몰입하는 게 낫다. 그리고 이를 바탕으로 성장해 좋은 모습을 보이면 더 적극적인 제의가 있을 것이다”라고 말했다.
이재성이 유럽 진출을 잠시 유보하는 이유는 2018 러시아월드컵 때문이다. 신태용호에 꾸준히 발탁되고 있는 이재성에게는 첫 번째 월드컵이 될 수 있다. 월드컵에서 뛰고 싶은 꿈은 이재성도 어렸을 때부터 간직하고 있다.
러시아월드컵까지 반년을 남겨두고 낯선 무대에서
이재성은 “내년에는 러시아월드컵이 열린다. 내게 월드컵 출전은 매우 큰 꿈이다. 지금은 열심히 축구에만 집중해 더 큰 선수로 거듭나겠다”라고 각오를 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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