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안준철 기자] “KBO 홍보위원을 맡아 한국 야구를 위해 봉사하고 싶다.”
영원한 국민타자 이승엽(41)이 은퇴 뒤 구체적인 밑그림을 그렸다. 이승엽은 21일 수원에서 삼성전자 직원들을 상대로 특별강연을 마친 뒤 "은퇴 뒤 무엇을 할 지 많은 고민을 하다 최근 결론을 내렸다"면서 "허락만 해주신다면 한국야구위원회(KBO)에 들어가 홍보위원으로 활동하고 싶다"고 밝혔다. 이승엽이 자신의 계획을 구체적으로 언급한 것은 처음이다.
이승엽은 이름 뿐인 홍보위원이 아닌 실질적으로 활동하는 역할을 맡고 싶다는 의지를 보였다. 이승엽은 "대외홍보활동, 특히 일본과 관계된 많은 일을 하고 싶다. 뿐만 아니라, 전국을 돌며 유소년 야구클리닉 등 야구 꿈나무나 야구팬들과 함께 많은 시간을 보낼 수 있는 활동을 염두에 두고 있다"고 밝혔다.
아직 KBO와 구체적인 얘기가 있는 것은 아니다. 이승엽은 “조만간 KBO를 방문해 의사를 전하려 한다. 한국야구를 위해서라면 힘을 보태고 싶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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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3일 박찬호야구대회 개막식에 참석한 이승엽이 축사를 하고 있다. 올 시즌을 끝으로 은퇴한 이승엽은 최근 KBO홍보위원을 맡아 한국야구 발전을 위해 밀알 역할을 마다하지 않겠다는 뜻을 밝혔다. 사진=김영구 기자 |
과거 선수 출신으로 KBO홍보위원을 지낸 경우는 현재 국가대표팀 사령탑인 선동열(54) 감독이 있다. 해태 타이거즈에서 뛰며 프로야구 레전드로 족적을 남긴 선 감독은 1999년 일본 주니치 드래건스에서 은퇴 후 2000년부터 2003년까지 KBO홍보위원을 역임했다. 당시 선 감독은 다양한 대외 홍보 활동을 펼쳤다. 최근에는 코리언특급 박찬호(44)가 국제홍보위원으로 위촉됐다. 1994년 한국인 최초로 메이저리그에 데뷔한 박찬호는 17년 통산 124승 98패 평균자책점 4.36의 성적을 올렸다. 미국과 일본에서 선수생활을 한 박찬호는 2012년 한국으로 와서 한화 이글스에서 한 시즌을 뛴 뒤 은퇴했다.
올 시즌 마지막으로 그라운드를 떠난 이승엽은 자타공인 국민타자다. 1995년 삼성 라이온즈에 입단해 MVP 5회, 골든글러브 10회, 홈런왕 5회 등 수많은 기록을 세웠다. 2004년부터는 일본 프로야구로 건너가, 2011년까지 159개의 홈런을 쳤다. 한일 통산 626홈런. 이후 2012년 친정 삼성으로 복귀해서 올해까지 6시즌을 더 뛰었다. 이승엽은 국제무대에서도 인상 깊은 활약을 펼쳤다. 2000년 시드니올림픽 동메달, 2006년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4강, 2008년 베이징올림픽 금메달에서 중추적 역할을 했다. 특히 베이징올림픽 당시 4강전에 만난 일본과의 경기에서 극적인 홈런을 때린 장면으로 국민타자라는 애칭을 받았다
삼성에서 은퇴하며, 자신의 등번호 36번을 영구결번으로 남긴 이승엽은 KBO 사상 첫 은퇴투어를 진행했고, 성대한 은퇴식을 치르기도 했다. 한국야구 역사에 이승엽이라는 이름은 강하게 각인돼 있다. jcan1231@maekyung.com[ⓒ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