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최민규 전문위원] NC의 대만 국적 투수 왕웨이중(26)이 KBO리그에 신선한 바람을 불러 일으키고 있다.
왕웨이중은 3월 24일 LG와의 창원 홈 개막전에 선발 등판해 7이닝 6피안타 무실점으로 KBO리그 첫 승을 기록했다. 이어 지난달 30일 사직 롯데전에서 6이닝 3피안타 2실점으로 연승을 따냈다.
대만 야구팬들도 열광하고 있다. 한국야구에 대한 라이벌 의식이 있는 대만 팬들은 왕웨이중의 호투에 뜨거운 관심을 보이고 있다. 한국야구위원회(KBO)는 대만 방송사들과 중계권 협상을 진행하고 있다. 금액보다는 KBO리그 경기를 최대한 많이 편성하는 방송사에 우선권을 준다는 방침이다. KBO리그 콘텐츠의 ‘국제화’에 전기를 마련한다는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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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은 지난 2016 3월 중한야구 업무협약 체결식. 하지만 현재 KBO의 중국교류는 지지부진하다. 사진=KBO 제공 |
원래 KBO리그가 국제화를 시도한 국가는 대만해협 반대편의 중국이었다. KBO는 지난 2016년 3월 중국봉구협회(CBAA) 및 협회 비즈니스 파트너인 헝달연합과 양국 야구교류를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구본능 당시 KBO 커미셔너가 직접 베이징에 건너 가 MOU 문서에 사인했다.
지리적으로 가까운 이점을 살려 인적 교류를 중심으로 중국 야구팬들을 KBO리그의 잠재적인 고객으로 만든다는 구상이었다.
야구는 아직 중국에서 비인기스포츠다. 하지만 국민 소득의 향상으로 점차 야구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MOU 체결 직후 KBO 관계자는 “향후 중국 야구시장이 46조원 규모로 성장할 것”이라는 기대를 나타냈다. CBAA도 심판 등 야구 인력 1만명을 장차 확보한다는 계획 아래 KBO와의 인적 교류를 기대했다.
하지만 2018년 현재 중국과의 교류는 지지부진하다.
중국에서 최대 야구 행사는 4년에 한 번 열리는 전국체육대회다. 지난해엔 텐진에서 13차 대회가 열렸다. 한국의 전국체전과 비슷하지만 열기와 규모는 비할 바가 아니다. 지난해까지 중국에서 활동했던 한 야구인은 “팀 간 경쟁이 치열하다. 해외 전지훈련도 실시했다. 주최지인 텐진시는 대회 직전까지 다른 팀에 공개하지 않았을 정도”라고 말했다.
이 대회에는 KBO가 파견한 심판은 두 명 뿐이었다. 그나마 한 명은 예선, 한 명은 본선에 투입됐다. 올해도 중국 관련 사업은 지지부진하다.
이유가 있다. KBO는 2016년 4월 중국 관련 사업을 맡을 대행사를 선정했다. 하지만 KBO 내부 직원의 가족이 운영하는 회사라는 사실이 드러났다. KBO는 지난해 4월에야 뒤늦게 내부 조사를 거쳐 담당자를 직무에서 배제했다. 이 사건은 현재 검찰 수사가 진행 중이다.
예산에도 문제가 생겼다. KBO는 중국 관련 예산은 체육진흥투표권 주최단체지원금에서 충당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입찰 문제가 불거진 뒤 예산 승인을 받지 못했다. 중국 관련 사업을 맡을 조직도, 돈도 없는 상황이다. KBO 관계자는 “지난해 CBAA 관계자가 방한해 교류 관련 협의를 했다. 하지만 새로운 사업은 손을 대지 못하고 있는 게 현실”이라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중국에서는 새로운 파트너를 찾았다. 전국체육대회가 진행 중이던 지난해 8월 30일 CBAA는 메이저리그와 파트너십 협약을 체결했다. 짐 스몰 메이저리그 아시아태평양 담당 부사장이 체결식에 참석했다. 스몰 부사장은 2020 도쿄 하계올림픽을 대비해 중국 국가대표 팀 훈련을 적극 지원하겠다는 의사를 나타냈다. 스포츠에서 국가 정책이 차지하는 비중이 큰 중
CBAA 관계자는 한국과의 교류가 부진한 데 대해 “KBO에 사정이 있다는 건 이해하고 있다. 양국 교류가 더 깊어지길 바란다”고 전해왔다. 이어 “처음에는 호랑이 머리였는데, 지금은 뱀꼬리가 된 듯한 아쉬움이 있다”고 덧붙였다. didofidomk@naver.com[ⓒ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