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잠실) 이상철 기자] 4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벌어진 프로야구 LG-두산전. 승부처는 6회말 김재호(33·두산)의 3점 홈런이었다.
2-1의 팽팽한 흐름이 깨지면서 두산으로 기울어졌다. LG는 김현수가 7회초와 9회초 1타점씩을 올렸지만 연쇄 폭발이 이뤄지지 않았다. 지난 주말 kt를 상대로 잇달아 충격의 역전패를 했던 두산은 LG전 위닝시리즈를 예약했다.
이 홈런은 개인에게도 무척 의미가 있었다. 김재호는 그간의 타격 부진을 씻었다. 지난해 한국시리즈 준우승에 대한 자책이 컸던 그는 올해 만회하고 싶은 의지가 강했다. 그러나 조급증에 생각대로 되지 않았다. 손목도 아팠다. 지난 3월 30일 수원 kt전까지 무안타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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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재호는 4일 프로야구 KBO리그 잠실 LG전에서 6회말 3점 홈런을 날려 두산의 6-3 승리를 이끌었다. 사진(잠실)=옥영화 기자 |
하지만 완전히 살아났다. 3일과 4일 경기에서 5안타(7타수)를 몰아쳤다. 개인 스윙 연습을 한 게 도움이 됐다. 김재호는 “어제(3일)부터 경기 전 실내에서 타격 훈련을 했다. 도움이 된 것 같다”라며 “예전에는 짧게 치려고만 했다. 이제는 길게 칠 수 있다”라고 했다.
김재호의 홈런은 극적이었다. 최동환을 상대로 4구까지 볼카운트가 불리했다. 파울도 2번. 오히려 김재호에게는 도움이 됐다.
그는 “그 동안 득점권에서 너무 성급하게 승부해 좋지 않았다. 파울 2개를 친 후 안정을 되찾아 여유를 갖게 됐다. 처음에는 파울인가 싶었다. 그런데 스프링캠프에서 연습한 것처럼 타구가 휘지 않고 날아가더라. 그래서 홈런을 직감했다”라고 밝혔다.
김재호는 스트레스가 심했다. 그 만큼 잘 치고 싶다는 욕심이 강했기 때문이다. 성적도
더 이상 손목도 아프지 않다. 마음도 가볍다. 김재호는 “내가 연결고리 역할만 해도 대량 득점이 가능하다”라며 올해는 실망감 대신 기대감만 심어주는 선수가 되겠다고 했다. rok1954@maekyung.com[ⓒ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