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이상철 기자] 함덕주(23)는 젊은 두산 불펜의 중심이다. 많이도 뛰었다. 10경기 중 6번 호출을 받았다. 이닝도 길었다. 2이닝 이상만 2번이다.
김태형 감독은 함덕주에 대해 장기적으로 선발의 한 축을 맡아야 한다고 했다. 지난해 함덕주는 5선발로 활약했다. 다만 올해는 팀 사정상 불펜으로 보직을 바꿨다.
제 역할을 다하고 있다. 1승 1세이브 1홀드. 평균자책점은 2.57이다. 지난 1일 수원 kt전에서만 2실점을 했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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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역투하는 두산 베어스의 투수 함덕주. 사진=천정환 기자 |
그렇지만 함덕주의 표정은 다르다. 만족하지 않는다. 내용이 들쭉날쭉하다. 지난 3일 잠실 LG전에서도 뜨끔한 순간이 있었다. 폭투 후 포수 양의지의 재치 덕분에 가슴을 쓸어내렸다.
함덕주는 “폭투 후 많이 놀랬다. (양)의지형이 진짜 잘 대처해줬다. 운이 따랐다. 이 기록도 야수 형들이 많이 도와줬기 때문에 가능했다”라고 말했다.
이어 함덕주는 “kt전에서도 타자가 잘 치기도 했지만 내 공이 좋지 않았다. 제구가 아직 좋지 않다. 기복이 있다. 밸런스가 안 맞는다. 좋았을 때와 비교해 한참 부족하다. 러닝도 많이 하고 (좋았을 때)영상도 많이 보면서 좋았던 느낌을 찾아가고 있다”라고 밝혔다.
함덕주는 터프한 상황에 등판한다. 매번 그렇다. 살 떨리지만 막중한 책임감을 갖고 공을 던진다. 그리고 막았을 때 희열도 짜릿하다. 함덕주는 “어떻게든 막자는 생각뿐이다. 위기를 막았을 때 더 짜릿한 기분을 느낀다”라고 이야기했다.
많이 던졌으나 힘들지 않다. 최대한 연투는 피하고 있다. 긴 이닝 소화 후 하루 휴식은 재충전이 된다.
3일 잠실 LG전 2이닝 51구를 기록한 함덕주는 4일 경기에 등판하지 않았다. 5일 경기도 우천 취소돼 꿀맛 같은 휴식을 이틀간 취했다.
함덕주는 “등판 시 따로 짧거나 길게 던질 거라는 말은 듣지 않는다. 상황에 따라 느낌이 든다”라며 “긴 이닝 동안 많은 공을 던져 좀 지칠 때도 있다. 그렇지만 하루 푹 쉬면 회복된다”라고 전했다.
두산 불펜은 상당히 젊어졌다. 이영하, 박치국, 곽빈 등이 성장해 한 자리씩을 맡고 있다. 함덕주는 이제 불펜에서 중고참이 됐다. 그렇지만 그는 긴장감을 늦추지 않는다. 프로의 세계는 정글이다.
그는 “(후배들이)지난해보다 확실히 좋아졌다. 셋 다 공이 좋다”라며 “그렇지만 내 자리도 보장된 게 아니다. 부진할 경우 뺏길 수 있다. 예전과 다를 게 없다. 이 자리를 지키려면, 열심히 공을 던지는 수밖에 없다”라고 했다.
함덕주는 올해 등번호를 1번으로 교체했다. 오래 전부터 새로운 마음으로 임하고 싶었다. 1번과 11번
두산 미래의 에이스인 그는 “1이라는 숫자를 좋아한다”라며 웃었다. 이어 그는 “올해 목표를 특별히 수치화하지 않았다. 예년과 같다. 아프지 않고 시즌 끝까지 소화하는 게 목표다”라고 말했다. rok1954@maekyung.com[ⓒ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