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잠실) 이상철 기자] 과거는 현재의 밑바탕이다. 과거 아픔은 현재 기쁨의 씨앗이 된다.
김대현(21·LG)은 지난해 SK전 평균자책점 5.73을 기록했다. 2017년 4월 25일 경기에서 홈런 2방을 맞으며 7실점(4이닝)을 했다.
하지만 김대현은 그 뒤 SK를 상대로 무실점 피칭을 이어가고 있다. 11일 잠실 SK전까지 4경기 및 14이닝 연속 무실점이다. 이제는 비룡군단 킬러가 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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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LG 김대현은 11일 잠실 SK전에서 7이닝 2피안타 1볼넷 1사구 4탈삼진 무실점으로 승리투수가 됐다. 사진(잠실)=김영구 기자 |
김대현은 모처럼 승리의 기쁨까지 만끽했다. 2017년 8월 1일 잠실 롯데전 이후 253일 만이다. 그는 “매번 ‘오늘은 이길 수 있을 거야’라는 마음으로 마운드에 올랐는데, 참 오래 걸렸다. 기분이 정말 좋아 말로 표현하기 어려울 정도다”라며 기뻐했다.
SK는 팀 홈런(29) 1위다. 하지만 김대현을 상대로 홈런은커녕 장타 하나도 치지 못했다. SK는 단타 2개에 그쳤다.
김대현은 “SK를 상대로 난타를 당한 걸 잊으려고 노력했다. 같은 공을 던진다고 또 맞는 것은 아니지 않은가. 아무래도 피홈런이 많은 편이라 더 집중하며 공을 던졌다. 공이 좀만 높아도 홈런이 될 수 있으니까. 오늘 속구와 슬라이더를 많이 구사했는데 (유)강남이형 리드대로 던졌을 뿐이다. 슬라이더를 최대한 속구처럼 던지려고 신경 썼다”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6회부터 체력이 떨어지는 편이다. 그래서 오늘은 더욱 집중을 했다. (6회부터)1타자, 1구만 생각하며 경기에 임했다”라고 덧붙였다.
특히 김대현은 SK의 간판타자 최정에게 강했다. 안타를 허용하지 않았다. 이날도 탈삼진 2개 포함 3타수 무안타. 김대현은 이에 대해 “홈런타자라 더 집중했다. 신중하게 공을 던졌는데 결과가 좋았다. 운이 따른 것 같다”라고 답했다.
김대현은 4경기 만에 시즌 첫 승을 거뒀다. 평균자책점은 3.60에서 2.12로 낮췄다. 7회까지 투구수는 89개. 그의 개인 최다 이닝은 7이닝. 한 타자만 더 잡으면, 기록 경신이었다. 욕심이 없지 않았다. 그러나 그의 희망사항은 이뤄지지 않았다. 김대현은 아쉽다는
2016년 입단한 김대현은 LG 마운드의 한 축이다. 하지만 스스로 느끼기에 입지는 단단하지 않다. 김대현은 “지금도 내 입지가 달라졌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지금도 못하면 2군에 갈 수 있다. 어떻게든 이 자리를 지키고 싶다”라고 각오를 밝혔다. rok1954@maekyung.com[ⓒ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