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최민규 전문위원] ‘이도류’를 어떻게 번역해야 할까.
이도류는 칼 두 개를 사용하는 검법을 가리키는 일본 용어다. 한국에선 ‘쌍검술’이라고 한다. 이 단어는 메이저리그 LA 에인절스에서 뛰고 있는 오타니 쇼헤이(24) 때문에 국내에서도 자주 언급된다.
오타니는 투수와 타자를 겸업하는 선수다. 투수로 160km 강속구를 던지고 타자로 홈런을 펑펑 때려내는 오타니의 플레이에 일본 언론은 이도류라는 이름을 붙였다. 한국어 표현이 없는 외래어의 경우 원어를 그대로 쓰는 게 일반적이다. 하지만 이도류를 외래어로 보기는 어렵다. 이에 대해 국립국어원에 문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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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타니 쇼헤이는 메이저리그 진출 후에도 투수와 타자를 겸하고 있다. 사진(美 애너하임)=ⓒAFPBBNews = News1 |
국립국어원 김미현 연구사는 “어종의 분류는 향후 언어 환경을 종합적으로 살펴 정할 수 있겠으나, 현재로서 이도류는 분명한 일본어에 해당한다”고 설명했다. 외래어로 분류하기 어렵다는 의미다. 따라서 적절한 한국어 표현으로 대체하는 게 낫다는 입장이다.
이어 “이도류는 ‘성질이 다른 두 종류의 일을 동시에 하는 것, 또는 그런 사람’으로 가리킨다. ‘투타 겸장’, ‘투수와 타자를 겸하는 선수’ 등 우리말 표현으로 사용하는 것을 권장한다”고 답변했다.
한국 프로야구에서도 투타를 겸하는 선수가 있었다. 1982년 해태 김성한은 타자로 80경기에 출전해 타율 0.305에 13홈런을 기록했다. 그리고 투수로도 26경기에 등판해 완봉승 1회 포함 10승 5패 1세이브를 기록했다.
당시 김성한에 대해 언론은 ‘1인 2역’, ‘수륙양용’, ‘팔방미인’, ‘투타 겸업’ 등의 표현을 썼다.
하지만 당시 김성한의 투타 겸업은 지금의 오타니에 비하자면 비판의 대상이 됐다. 경향신문 이종남 기자는 1982년 10월 22일자 기사에서 “투타 양쪽에 매달린다는 것은 김(성한)이 프로로서 대성하는 데 저해요소가 되지 않을 수 없었다”고
김성한 자신도 투타 겸업에 부정적이었다. 그는 이종남 기자와의 인터뷰에서 “처음에는 앞뒤 가리자 않고 싸웠다. 하지만 전기리그 후반에는 자청해서 마운드에 올라 죽도록 던지고 다시는 투수를 할 수 없도록 팔이 영영 고장났으면 좋겠다는 심정이었다”고 털어놨다. didofidomk@naver.com[ⓒ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