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러시아 니즈니노브고로드) 이상철 기자] 애초 수비에 무게를 둔 전술이었다. 김신욱을 선발 출전시키며 4-3-3 포메이션을 가동한 점도 스웨덴의 높이를 막기 위함이었다.
64분간 잠겨있던 골문이 열렸다. 페널티킥이었다. 이마저도 주심의 눈이 아닌 VAR의 눈에 의해 결정됐다. 골키퍼 조현우가 허용한 실점은 이 한 골이었다. 스웨덴은 페널티킥 외 14개 슈팅을 시도했으나 방점을 찍지 못했다.
주도권을 내줬다. 꽤 오랫동안 끌려간 것도 맞다. 라인을 내린 게 긍정적인 효과를 가져다주지 않았다. 단조롭지만 스웨덴의 고공 플레이는 힘이 있었다.
![]() |
↑ 한국은 18일(한국시간) 가진 2018 러시아월드컵 본선 조별리그 F조 1차전서 스웨덴에게 0-1로 패했다. 사진(러시아 니즈니노브고로드)=옥영화 기자 |
그러나 한국은 한 골만 허용했다. 혹평을 받고 마녀사냥을 당할 정도로 무기력했던 것은 아니다. 분명 세계의 높은 벽을 다시 한 번 절감했으나 누구 하나 열심히 뛰지 않은 이가 없었다.
비판의 화살이 수비에 쏠리고 있다. 그러나 문제는 수비만이 아니었다. 공격도 답답했다. 볼리비아전부터 3경기 연속 무득점이다. 그리고 보스니아 헤르체고비나전의 전반 30분 이재성 득점 이후 330분 연속 골이 없다.
구자철과 황희찬의 헤더 슈팅 이외 탄식이 나올 만한 상황은 없었다. 이마저도 골문 안으로 향하지 않았다. 스웨덴전에서 기록된 한국의 유효슈팅은 0개였다.
역습도 다른 팀과 비교해 정교함과 파괴력이 부족했다. 역습 과정에서 슈팅까지 날린 경우가 한 번도 없었다. 스웨덴 진영까지 넘어가고도 번번이 패스가 끊겼다. 스웨덴 수비가 견고하기도 했지만 기본적으로 패스가 부정확했다.
애초 수비 안정에 중점을 뒀다. 지면 안 되는 한판이었다. 무실점에 초점을 맞췄다. 그 목표를 달성하지 못했다. 조금만 더 버텨야 했다. 승부수를 띄우기 전 균형이 깨졌다. 그러나 온전히 수비 때문에 졌다는 표현은 맞지 않다.
기성용은 “몇 차례 위기를 초래했으나 수비가 조직적으로 성공했다고 본다. 페널티킥은 충분히 축구경기에서 나올 수 있는 부분이다. 역습 기회서 결정타를 날리지 못한 게 아쉽다. 여러모로 잘했는데 결과적으로 아쉽다”라고 말했다.
제 옷을 입지 않은 한국은 스웨덴에게 제대로 주먹 한 번 휘두르지 못했다. 때문에 흐름을 가져오기 힘들었다. 손흥민은 “(유효슈팅이 없던 것은)온전히 공격수의 책임이다. 아쉽다. 골을 넣지 못했을 땐 공격수가 책임을 져야 한다”라고 했다.
구자철은 “수비에서 얼마나 버텨내면서 공격적으로 전개해 승부를 내는 게 중요하다. 그 점에서 실점 없이 전반을 마쳤고 후반 들어 공격적으로 나아졌다. 그러나 마무리를 짓지 못하면서 패했다”라고 전했다.
마지막 기회를 살리지 못한 황희찬은 “공격 전개 시 더욱 힘을 내고 골까지 넣어야 했는데 그렇지 못했다. 막판 헤더 슈팅을 마무리 짓지 못한 점도 동료들에게 매우 미안
역습의 기점이었던 이재성도 “세네갈전보다 공격 전개가 수월했으나 슈팅까지 연결하는 부분이 부족했다. 신체조건에서 우리가 밀린다. 많이 느끼는 문제다. 앞으로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더 고민해야 한다”라고 이야기했다. rok1954@maekyung.com[ⓒ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