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황석조 기자] 전반기가 단 세 경기 남은 가운데 선두자리는 여전히 두산 베어스의 몫이다. 9일 현재 57승27패 승률 0.679. 2위와는 무려 8경기 차이가 난다. 그야말로 리그 밸런스가 우려될 정도로 독주하고 있는 셈이다.
그런데 여기에 간과하지 말아야 할 게 있었다. 바로 두산은 사실상 외인타자 없이 전반기를 치렀다는 점이다. 올 시즌을 앞두고 영입한 지미 파레디스는 공수에서 약점을 보이며 일찌감치 팀 전력에서 배제됐다. 2군에 다녀온 뒤 몇 번의 기회를 받았음에도 달라지지 못했다. 당연히 교체가능성이 거론됐는데 다만, 그만큼 여론이 거세지는 않았다. 외인타자가 없어도 두산 타선이 빈틈 없었기 때문. 오히려 젊은 선수들의 성장세가 두드러진 계기가 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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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두산 새 외인타자 반 슬라이크(사진)가 8일 잠실 홈 경기서 리그 첫 경기를 치렀다. 사진(잠실)=김영구 기자 |
류현진의 LA다저스 팀 동료로 더 유명한 반 슬라이크는 친근함을 무기로한 이름값이 크기에 더욱 팬들의 기대를 모았다. 빈틈없는 두산의 약간의 약점조차 메워줄 수 있는 옵션으로 거론됐다. 그렇게 첫 선을 보인 반 슬라이크는 첫 타석서 깔끔한 안타로 팬들에게 강한 인상을 남겼다. 안타도 안타지만 부드럽고 간결한 스윙은 파레디스로 지친 팬들에게 살며시 기대감을 안기기 충분했다.
아직 단 한 경기 소화한 상태인데다가 근본적으로 외인타자 자리는 변수가 많다. 그럼에도 두산 입장에서 없는 슬롯이던 외인타자 자리를 채운 데 의미가 있고 반 슬라이크가 기본 경쟁력 이상만 보여준다면 독주하는 팀에 날개를 달아줄 수 있다는 섣부른 기대가 가능해보였다.
이렇듯 잘 나가는 두산을 향해 야구계 안팎에서는 ‘어차피 우승은 두산의 몫’라는 표현이 심심찮게 등장한다. 정말 작은 약점조차 하나씩 사라져가고 있는 모양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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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올 시즌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는 두산 토종에이스 장원준(사진)이 전반기 마지막 등판인 8일 잠실 삼성전에서도 난조를 보였다. 사진(잠실)=김영구 기자 |
장원준의 부진은 올 시즌 두산의 충격 반전 중 하나다. 그간 ‘장꾸준’이라는 별명처럼 팀을 넘어 리그를 대표하는 좌완에이스로 성장한 그지만 이번 시즌 제대로 감을 잡지 못한 채 연일 뭇매를 맞고 있다. 전반기 동안 13경기 등판했고 3승6패 평균자책점 9.76을 기록했다. 2군에 다녀오기도 했고 다녀온 뒤에도 이렇다 할 반등 없이 결국 전반기를 마감하고 말았다.
장원준이 부진해도 순항하는 두산이지만 토종에이스의 난조는 고민되는 요소다. 김태형 감독은 시즌 전부터 장원준에 대해 각별히 신경 쓰는 모습을 비췄는데 정말 현실로 다가오고 말았다. 조시 린드블럼, 세스 후랭코프에 이용찬까지 나머지 선발진이 단단해 팀 전체 리스크는 줄였지만 그간 해준 공이 크기에 두산으로서도 고뇌가 깊어지고 있다.
화려한 전반기를 보낸 두산. 김 감독은 8일 경기 전 전반기를 돌아보며 (압도적 우승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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