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한이정 기자] “아쉬움. 없다면 거짓말이지만…뭔가 깨달은 계기가 됐어요.”
2018 자카르타 팔렘방 아시안게임에 출전할 최종엔트리가 발표된 6월 11일. 이날을 회상하던 고영표(27·kt위즈)는 조심스럽게 “많이 힘들었다. 작년부터 목표로 했던 일이었다”고 털어놨다. 어쩔 수 없는 일이라는 것은 알지만, 아쉬운 마음을 감추기는 어려웠다.
화순고-동국대를 졸업한 고영표는 2014 신인 2차 드래프트 1라운드 전체 10순위로 kt 지명을 받았다. 2015시즌부터 1군 무대에 올라 불펜 투수로 뛰었던 그는 2017시즌부터 선발 로테이션에 합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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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시안게임 최종엔트리에 들진 못 했으나 고영표에게는 많은 것을 깨달은 계기가 됐다. 사진=한이정 기자 |
이번 시즌 역시 10일 현재 5승 8패 평균자책점 4.46을 기록 중이다. 평균자책점은 다소 높지만, 득점지원을 받지 못 한 선발 투수(5.06) 중 한 명이고, 그의 체인지업 구종가치는 리그 1위다. 9이닝 당 볼넷 비율은 1.54로 헨리 소사, 타일러 윌슨(이상 LG) 다음으로 높다.
▲ “미안하다”는 선배, 그리고 후배의 한 마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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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영표는 미안하다는 선배의 다독임, 후배의 한 마디가 큰 힘이 됐다고 말했다. 사진=김재현 기자 |
그러나 선후배들에게는 고마운 마음을 전했다. “팀 선배님들은 미안하다고만 하셨다. ‘미안하다’로 시작해서 ‘미안하다’로 끝났다. 그러고는 별 얘기 안 하셨다. 나도 그러길 바랐다. 어차피 시간이 지나면 해결될 일이다. 야구장에서 더 좋은 플레이를 해주려고 노력하시고 말없이 다독여주셨던 게 백 마디 말보다 힘이 됐다”고 전했다.
고영표는 팀 내에서 후배들이 믿고 따르는 선배 중 한 명이다. 고영표는 “후배들에게 멘탈적으로 조언을 많이 해줬는데, 오히려 얘기해준 것을 내가 지키지 못 하고 있더라. 어느 날 (신)병률이가 와서 ‘왜 형은 그러지 못 하고 있냐’고 했다. 그때 ‘심각하게 받아들이지 말자’고 깨달았다”고 말했다.
▲ 내가 좋아하는, ‘즐거운' 야구 그래서 더 소중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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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좋아하는 야구를 즐기려 하지 않고 욕심을 부렸다"고 털어놨다. 사진=MK스포츠 DB |
그리고 주변에서, 팬들이 더 아쉬워하는 모습에 "나의 가치를 알아봐 주시는 분들이 있구나. 너무 감사하고 힘을 얻을 수 있었다"고 덧붙였다.
“지금은 다시 재밌게 야구를 하고 있다. 역시 마음가짐이 중요한 것 같다”는 고영표는 생기를 되찾았다. 6월 30일 수원 NC다이노스전을 시작으로 2연승을 달리고 있다. 7일 사직 롯데 자이언츠전에서는 7이닝 5피안타 9탈삼진 1실점을 기록했다. 5회말 1사 만루 위기에서 이병규와 채태인을 연속 삼진으로 처리하는 배짱을 보이며 팀을 승리로 이끌었다.
여전히 연구도 하고 있다. 지난 시즌 고영표가 선발로서 자리를 잡은 것 외에 꾸준히 공부하고 또 공부해 코칭스태프로부터 많은 칭찬을 받았다. 고영표는 “타자 공부는 많이 하고 있다. 어떤 게 약점인지, 그 약점에 공을 던지려고 한다. 인터뷰 하고 난 뒤에 경기에서 내가 어떤 결과를 낼지는 잘 모르겠지만 그런 걸 염두해서 심플하게 야구를 하려고 한다”고 전했다.
이어 “체인지업이 확실히 헛스윙 비율이 높다. 결정구로 체인지업을 확실하게 던지려고 한다. 또 지금은 내가 뭘 먹어야 컨디션이 좋아지고 그런 건 많이 알아보고 찾아보고 있다”고 덧붙였다. 지난 시즌 선발 투수로서 자리를
▲ 고영표
1991년 9월 16일생
광주대성초-광주동성중-화순고-동국대
2014 신인 2차 드래프트 1라운드 10순위 지명
yijung@maekyung.com[ⓒ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