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美 로스앤젤레스) 김재호 특파원] 지금은 사라진 팀, 쌍방울 레이더스는 외환위기가 닥친 1999년 모기업의 경영난으로 주전 선수들을 대거 처분하며 생계를 이으며 ’승률 3할을 유지’라는 각서를 KBO에 제출했다. 이 각서는 지켜지지 않았다. 쌍방울은 그해 28승 7무 97패로 승률 0.224를 기록했다.
야구에서 승률 ’3할’은 ’아무리 못해도 이정도는 해야한다’는 일종의 암묵적인 커트라인이다. 아무리 못하는 최하위 팀이라도 보통 3할대에서 승률이 정해진다. 그 밑으로 내려가면 그 팀은 뭔가 문제가 있다는 얘기다.
갑자기 지난 세기 잊힌 팀 얘기를 꺼낸 것은, 그때와 비슷한 향기를 내뿜은 팀이 2018년 메이저리그에 있었기 때문이다. 역사에 길이 남을 승률을 남긴 볼티모어 오리올스를 만나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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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8년 볼티모어는 그냥 최악이었다. 사진=ⓒAFPBBNews = News1 |
성적 개요
47승 115패(아메리칸리그 동부 지구 5위)
622득점 892실점
팀 공격: 타율 0.239 출루율 0.298 장타율 0.391 188홈런 593타점 422볼넷 1412삼진
선발진 성적: 28승 84패 평균자책점 5.48 피안타율 0.284 302볼넷 664탈삼진
불펜진 성적: 19승 31패 평균자책점 4.78 피안타율 0.264 287볼넷 539탈삼진 28세이브 18블론
볼티모어의 2018시즌 승률은 0.286. 메이저리그에서 정말 오랜만에 2할대 승률팀이 나왔다. 이는 지난 2003년 디트로이트 타이거즈가 43승 119패로 0.265의 성적을 낸 이후 가장 나쁜 성적이다. 팀 역사에도 길이길이 거론될 성적이다. 1988년 이후 처음으로 100패를 넘겼고, 1954년 볼티모어로 연고를 이전한 이후 최악의 성적을 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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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크리스 데이비스는 규정 타석을 채운 선수중 최악의 타율을 기록했다. 사진=ⓒAFPBBNews = News1 |
안좋았던 일
초반부터 꼬였다. 개막 후 4월까지 8승 20패를 기록하며 곤두박질쳤고 이후 올라오지 못했다. 그동안 이적시장에서 요지부동이었던 팀도 결국 움직였다. 올스타 게임 직후 매니 마차도를 LA다저스로 이적시킨 것을 시작으로 주전들을 대거 팔아치우기 시작했다. 잭 브리튼, 브래드 브락, 케빈 가우스먼, 대런 오데이, 조너던 스쿱 등 주축 선수들이 대거 팀을 떠났다.
쌍방울은 돈을 쓰지 못해 망했다. 이들은 돈을 썼음에도 망했다. 알렉스 콥(4년 5700만 달러), 앤드류 캐슈너(2년 1600만 달러) 두 명의 선발을 영입했다. 이 둘은 나란히 150이닝 이상을 소화했지만, 도합 9승 30패를 기록하며 볼티모어 선발 FA 잔혹사에 한 줄을 더했다. 이들과 함께 선발진을 이끌어갈 것으로 기대를 모았던 딜런 번디(8승 16패 평균자책점 5.45)도 실망스러웠다. 그나마 제일 괜찮게 던진 가우스먼은 트레이드라도 할 수 있었다.
타선에서는 두 명의 장기 계약자, 크리스 데이비스와 마크 트럼보가 자기 역할을 못해줬다. 데이비스는 0.168이라는 기록적인 타율을 남겼다. 이는 메이저리그 역사상 규정 타석을 채운 타자 중 최악의 성적이다. 트럼보는 부상자 명단에만 두 번 오르며 90경기 출전에 그쳤다.
더 무슨 설명이 필요할까? 이번 시즌 이들은 그냥 최악이었다. 벅 쇼월터 감독과 댄 듀켓 단장은 자기 자리를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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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드릭 멀린스는 볼티모어의 미래가 될 수 있을까? 사진=ⓒAFPBBNews = News1 |
좋았던 일
드디어 팀이 현실을 인지하고 미래를 준비하기 시작했다는 것은 불행중 다행이다. 이번 시즌 이후 FA 자격을 얻는 마차도를 다저스에 내주고 즉시전력감인 브레이빅 발레라와 네 명의 유망주를 받은 것을 비롯해 여러 유망주들을 데려왔다. 거기에 2019년 드래프트에서는 전체 1순위 지명권을 가졌다. 이제 잘 키우는 일만 남았다.
기존 유망주들중에도 두각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