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이상철 기자] ‘1루수’ 정근우(36·한화)의 호수비 2개가 독수리 군단을 구했다.
정근우는 22일 넥센과 준플레이오프 3차전에서 8회말과 9회말 결정적인 타구를 잡아내며 아웃카운트를 늘렸다. 넥센의 반격 의지도 함께 꺾었다.
승부처에서 나온 정근우의 수비 두 개로 한화는 4-3으로 이기며 반격의 첫 승을 기록했다. 리버스 스윕의 신호탄이 될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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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화와 넥센의 준플레이오프 3차전에서는 1루수 정근우의 수비가 빛났다. 사진(대전)=김재현 기자 |
한용덕 감독은 7월 19일 정근우를 1군에 올린 후 중용하고 있다. 공격력 강화를 위해서다. 리드오프를 맡은 정근우는 정규시즌 타율 0.304를 기록했다.
하지만 준플레이오프 3경기에서 타율 0.167(12타수 2안타)로 주춤하다. 사구 2개를 얻었으나 출루율은 0.286에 그쳤다.
막힌 혈을 뚫기 위해 돌격대장의 힘이 필요하다. 한 감독은 “(정)근우만한 1번타자가 없다. 솔직히 (바꿔야 할까)고민도 했지만 앞으로도 근우가 계속 (1번타자로)나가야 한다”라며 믿음을 보였다.
정근우를 향한 한 감독의 굳건한 신뢰는 3차전 승리의 원동력이기도 했다. 정근우는 수비에서 공헌했다.
3-3의 8회말 1사 1,2루 역전 위기에 몰리자 정우람이 긴급 투입됐다. 그리고 박정음이 정우람의 초구에 반응했다. 타구는 1루 안쪽으로 날아갔다. 정근우는 정확히 포구한 후 1루를 밟고 재빠르게 2루로 던져 더블플레이를 기록했다.
김태균의 1타점 2루타로 4-3 리드한 9회말에는 1사 1루서 송성문의 날카로운 타구를 받아 1루 주자 서건창을 2루에서 잡았다. 득점권에 주자가 가는 걸 막았다. 정확하고 빠른 상황 판단이었다. 관록이었다. 정근우의 수비 도움을 받은 정우람은 이후 마지막 타자 샌즈를 삼진 아웃시키며 승리를 장식했다.
1루수 정근우의 맹활약이었다. 몇 개월 전만 해도 상상하지 못한 그림이었다. 올해 시즌 초반 2루수를 정은원에게 내준 정근우는 ‘새로운 옷’을 찾아야 했다. 1군과 잠시 떨어져 있기도 했다.
좌익수를 맡았으나 적응하기가 쉽지 않았다. 7월 19일 수원 kt전, 좌익수 정근우의 포구 미스는 뉴스가 됐다. 지명타자는 중복 선수가 많아 다시 움직여야 했다. 그러다 1루수가 됐다.
결과적으로 1루수
준플레이오프 3차전에서 정근우가 못 잡은 공은 없었다. 4회말 유격수 하주석의 송구 실책은 그가 잡을 수 있는 방향이 아니었다. rok1954@maekyung.com[ⓒ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