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덕주(24)는 16일 두산을 공동 선두로 이끌었다. 공 13개로 퍼펙트 피칭을 펼쳤지만 여유 있던 상황은 아니었다.
6-3의 8회초 2사 1,3루. 두산의 세 번째이자 마지막 투수 함덕주가 마운드에 올랐다. 타석에는 지난해 43개 홈런을 친 제이미 로맥이 섰다. 홈런이면 동점이 될 수 있는 위기였다.
SK 타선은 7회초부터 불붙기 시작했다. 로맥 직전 이재원의 타구도 유격수 김재호의 빠른 대처로 최악의 상황을 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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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두산 함덕주는 16일 KBO리그 잠실 SK전에서 팀의 8-3 승리를 지켜내며 시즌 7세이브를 기록했다. 두산은 NC와 공동 선두가 됐다. 사진(잠실)=김재현 기자 |
닷새 만에 등판한 함덕주는 “지난주 푹 쉬어 힘이 있었다”라며 “홈런에 대한 생각을 아예 안 한 건 아니었다. 그러나 만루도 아니었다. 베이스가 하나 비어 있는 만큼 어렵게 승부를 했다. 다행히 로맥이 (체인지업에)배트가 나가면서 막을 수 있었다”라고 밝혔다.
함덕주는 두산의 마무리투수다. 마음 편히 등판한 경우는 거의 없었다. 빨간불이 켜졌을 때마다 호출됐다. SK전도 긴급한 상황이었다.
함덕주는 이에 대해 “부담을 갖지 않는다. 예전부터 그랬다. 어떻게든 막겠다는 생각뿐이다. 오늘도 2사였기 때문에 마지막이라는 각오로 공을 던졌다”라고 말했다.
함덕주는 시즌 10번째 등판 경기서 7세이브째를 기록했다. 4월 들어 5경기 연속 세이브다. 조상우(9세이브·키움), 원종현(8세이브·NC)에 이어 3위에 올라있다.
평균자책점은 1.86까지 낮췄다. 그의 자책점 경기는 제리 샌즈에게 9회 2사 1,2루서 2타점 2루타를 맞았던 3월 28일 잠실 키움전뿐이다. 살얼음판을 걸었던 4일 잠실 kt전은 야수 실책, 빗맞은 안타 등 불운이 따랐다.
지난해 초반 10경기(1승 3세이브 2홀드 평균자책점 1.74)보다 좋은 페이스라는 게 함덕주의 이야기다.
함덕주는 “지난해 초반에는 좋지 않았다. 올해는 운 좋게 넘어가면서 자신감을 얻었다. 내 실력에 비해 좋은 출발이다. 난 진짜 운이 좋다. 정말 감사하게 생각한다”라고 전했다.
그는 이어 “초반에는 밸런스가 안 좋으니 구위, 구속, 제구가 다 안 좋았다. 지금은 많이 좋아졌다. 그리고 앞으로 더 좋아질 수 있다”라며 “자신 있게 하려고 한다. 지금보다 더 좋은 모습을 보여줄 자신이 있다”라고 힘주어 말했다.
매경닷컴 MK스포츠 이상철 기자 rok1954@maekyung.com[ⓒ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