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잠실) 이상철 기자
8일 KBO리그 잠실 KIA전 9회초, 이영하(22·두산)가 다시 마운드에 올랐다. 데뷔 첫 완봉승 도전이었다. 투구수는 107개. 1-0의 살얼음판 리드였다. 그렇지만 두산은 이영하에게 과감히 기회를 줬다.
이영하의 완봉승은 이뤄지지 않았다. 선두타자 이명기를 풀카운트 승부 끝에 볼넷을 허용했다. 그의 마지막 타자였다. 두산은 이형범으로 투수를 교체했다.
이영하는 경기 후 가진 인터뷰에서 “김원형 투수코치님께서 먼저 ‘힘이 남았냐’고 여쭤주셨다. 8회 힘들었는데 구속은 안 떨어졌더라. 완봉승 욕심도 나서 더 던지고 싶다고 했다. 기분 좋게 마운드에 올라갔는데, 첫 타자를 잡았어야 했다”라며 아쉬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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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두산 이영하는 8일 KBO리그 잠실 KIA전에서 데뷔 첫 완봉승을 놓쳤으나 시즌 5승째를 올렸다. 사진(잠실)=김재현 기자 |
그는 이어 “선두타자를 잡았다면 계속 갔을지 모르겠다. 볼넷을 내줘서 어쩔 수 없었다. 투구수가 너무 많았다. 잘 들어가던 공도 빠졌다. 구속은 괜찮았는데 손이 좀 풀리더라”라고 덧붙였다.
이영하는 포수 이흥련과 첫 배터리 호흡을 맞췄다. 이흥련의 리드에 맞춰 공격적으로 투구한 게 주효했다고 말했다. 이영하의 위기는 1사 만루뿐이었다. 김주찬을 병살타로 처리하며 잘 이겨냈다.
이영하는 “스프링캠프 이후 처음으로 배터리 호흡을 맞췄다. (이)흥련이형은 (박)세혁이형과 스타일이 다르지만 나에 대해 많이 준비해주셨다. 믿고 던졌더니 좋은 결과가 따라줬다”라고 말했다.
이영하는 매 이닝 15구 이하 투구를 펼쳤다. 20구를 던진 7회만 빼고. 이에 대해 그는 “하나의 과정이다. 처음부터 완봉승을 염두에 두고 투구하지 않았다. 지난 2경기에서 5이닝 밖에 못 던져서 이번에는 실점하더라도 긴 이닝을 책임지겠다는 각오였다. 7,8회까지만 막아도 잘한 것이라고 생각했다”라고 이야기했다.
비록 완봉승은 놓쳤으나 이영하는 승리투수가 됐다. KBO리그를 대표하는 좌투수 양현종과 선발 맞대결을 펼쳐 웃었다. 양현종과 맞붙는 것만으로도 설렘이 컸다.
이영하는 시즌 5승째를 거뒀다. 평균자책점을 1.60까지 낮췄다. 승리 부문 공동 2위, 평균자책점 부문 3위다. 국내 투수 중 1위다. 이닝당 출루허용률(WHIP)은 1.11에 불과하다.
이영하의 폭풍 성장이다. 두산의 선발투수로 한자리를 꿰찼다. 임시 선발투수가 아니다. 그렇지만 이영하는 부족한 게 많다고 했다.
이영하는 “1년 전보다 상황은 좋아졌으나 크게 달라진 건 없다. 힘을 좀 빼고 포수와 호흡을 잘 맞춰 공격적으로 투구한 게 좋게
그는 이어 “오늘도 쓸데없는 볼넷을 내줬다. 안일하게 던졌다가 안타도 맞았다. 순간 집중력이 떨어졌다. 끝까지 집중력을 잃지 않아야 한다. 2사 후 조금 풀어지기도 했는데 이 또한 보완해야 한다”라고 냉철하게 자신을 되돌아봤다. rok1954@maekyung.com[ⓒ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