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서울 잠실) 이상철 기자
“결과가 좋았기 망정이지 휴~”(류중일 LG 감독)
“빠르게 처리하는 게 나았을 텐데 그래도 태그가 아쉬웠다.”(김한수 삼성 감독)
13일 잠실 삼성-LG전에서 승부처는 7회말. LG는 3-2의 2사 1,2루서 김현수가 최충연을 상대로 2타점 2루타를 때렸다. 삼성 불펜을 무너뜨리며 승기를 잡았다.
![]() |
↑ LG 정주현이 13일 잠실 삼성전 5회말 무사 1루서 이천웅의 안타에 홈까지 쇄도했다. 아웃 판정에 비디오판독을 요청했다. 판정 결과는 세이프로 번복됐다. 2루수 김상수의 실책으로 기록됐다. 사진(서울 잠실)=옥영화 기자 |
그렇지만 이날 가장 화제를 모은 상황은 2-2의 균형이 깨진 5회말이었다. 3루수 이원석의 실책으로 출루한 정주현이 이천웅의 안타에 3루가 내달렸다. 타구는 1루수 러프의 몸을 맞고 뒤로 흘렀으며 2루수 김상수가 커버했다.
김상수는 포구 및 송구하지 않았다. 그대로 뒀다. 마치 기 싸움 같았다. 3루에서 멀찍이 떨어져 있던 정주현은 잠시 뜸을 들이더니 과감하게 홈까지 쇄도했다. 그와 동시에 김상수가 포구 뒤 홈으로 송구했다.
심판은 아웃 판정을 했다. 그러나 정주현의 비디오판독 요청 후 판정이 세이프로 번복됐다. 정주현의 상체를 향한 포수 강민호의 태그보다 정주현의 발이 먼저 홈 플레이트에 닿았다.
결승 득점이었으나 위험천만한 상황이었다. 무사 1,3루가 1사 1루가 될 수 있었다. 타이밍은 아웃이었다. 강민호의 태그가 아래로 향했다면, 흐름이 달라졌을 것이다. 안타까운 김 감독은 땅을 쳤고, 식겁한 류 감독은 가슴을 쳤다.
하루 뒤 만난 정주현은 위험천만한 플레이였다는 걸 인정했다. 그는 “사실 (그 상황에서)자신 있던 건 아니다. 주자는 상대가 빈틈을 보인다면 파고 들어가야 한다. 달리는 건 어려서부터 자신이 있다”라고 밝혔다.
이어 그는 “물론, 무사 상황이었다. 뛰면 안 됐다. (김)상수는 내가 뛸 거라고 생각했고, 나도 상수가 준비 중이란 걸 알았다. 그래도 상대가 방심한 것 같아 나도 모르게 본능적으로 몸이 움직였다. 내가 아웃됐다면 큰일날 뻔했다. 결과가 좋아서 다행이다”라고 안도했다.
![]() |
↑ LG 정주현이 13일 잠실 삼성전 5회말 무사 1루서 이천웅의 안타에 홈까지 쇄도했다. 아웃 판정에 비디오판독을 요청했다. 판정 결과는 세이프로 번복됐다. 2루수 김상수의 실책으로 기록됐다. 사진(서울 잠실)=옥영화 기자 |
정주현은 “태그가 내 다리가 아니라 가슴으로 향했다. 발을 뻗었던 터라 살았다고 생각했다. 세이프라고 자신했다. 그래서 비디오판독을 요청했는데 꽤 오래 걸리더라. 그 짧은 시간 정말 많이 초조했다. 천당과 지옥을 오간다고 하지 않나, 정말 그 느낌이 들었다”라고 전했다.
정주현은 12일 경기에서 7회초 송구
정주현은 고개를 가로저었다. 그는 “전혀 그렇지 않다. 팀과 동료들에게 항상 미안한 마음을 갖고 있다. 모든 플레이에 최선을 다하려고 한다. 그게 내가 보답할 수 있는 길이다”라고 힘줘 말했다. rok1954@maekyung.com[ⓒ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