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서울 잠실) 이상철 기자
소문난 잔치답게 손에 땀을 쥔 승부였다. 소나기로 15분간 중단됐으나 팽팽한 흐름은 끊기지 않았다.
2위 두산과 3위 키움의 잠실 대결은 3일 KBO리그 5경기 중 가장 관심을 모았다. 승차 2.5경기로 추격전을 벌이고 있다. 선두 SK를 3.5경기차로 쫓는 두산으로선 뒤가 신경이 쓰일 수밖에 없다.
게다가 장정석 감독이 키움 지휘봉을 잡은 후 두 팀은 매 시즌 팽팽했다. 2017년과 2018년 모두 8승 8패를 기록했다. 2019년에도 2경기를 남겨두고 7승 7패로 호각을 다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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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병호(오른쪽)의 시즌 30홈런은 3일 잠실 두산전에서 키움의 승리를 안긴 결정타였다. 사진(서울 잠실)=김재현 기자 |
김태형 두산 감독과 장정석 키움 감독 모두 총력전을 예고했다. 눈앞의 1승에 집중하겠다는 뜻이다. 더구나 4일 경기는 가을장마의 영향으로 취소 가능성이 컸다.
균형은 일찍 깨졌다. 키움이 1회초 2사 3루서 박병호가 1타점 적시타를 쳤다. 화끈한 공격야구는 아니었다. 7회말까지 그 1점뿐이었다.
두산 후랭코프(6⅓이닝 1실점)와 키움 이승호(6이닝 무실점), 선발투수는 묵직한 공으로 상대 타선을 봉쇄했다. 둘 다 후반기 최고의 투구였다.
호수비까지 펼쳐졌다. 두산 우익수 박건우는 4회초 박병호, 5회초 임병욱의 타구를 몸을 날려 잡아냈다. 키움은 멀리 달아나지 못했으며 두산은 바짝 쫓아갈 수 있도록 간극을 유지했다.
1점 뽑기가 어렵던 경기는 장타서 희비가 엇갈렸다. 홈런(105개) 2위 키움은 8회초 대타 박동원과 박병호의 잇단 홈런으로 두산 불펜을 두들겼다(두산은 79개로 홈런 공동 8위다).
박동원은 시즌 홈런 10개 중 3개가 대타 홈런이었다. 박병호도 이승엽(1997~2003년)에 이어 두 번째로 6시즌 연속 30홈런을 달성했다.
두산이 세밀하지 못했다. ‘강펀치’ 타자 박동원과 박병호를 상대로 실투를 던졌다. 권혁의 속구는 높았으며 윤명준의 슬라이더는 각이 크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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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수빈이 3일 잠실 키움전에서 8회말 페르난데스의 안타에 홈까지 쇄도했으나 이정후의 보살로 아웃됐다. 사진(서울 잠실)=김재현 기자 |
홈런 두 방에 의해 승부의 추는 키움으로 기울었다. 두산은 8회말 조상우를 흔들었으나 중견수 이정후의 보살에 당했다. 1사 1,2루서 페르난데스의 안타에 홈까지 파고 들던 정수빈이 이정후의 정확한 송구를 받은 포수 이지영의 태그에 아웃됐다. 두산의 추
9회초 서건창의 1타점 적시타까지 터지면서 키움의 5-2 승리. 두산은 뒤늦게 9회말 2점을 만회했으나 흐름을 뒤바꿀 홈런이 터지지 않았다. 77승 1무 52패를 기록한 키움은 두산(77승 48패)과 승차를 1.5경기로 좁혔다. rok1954@maekyung.com[ⓒ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