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서울 신촌동) 강동형 기자
서울 SK나이츠 문경은 감독은 갑작스럽게 세상을 떠난 정재홍을 안타까워했다. 고인에 대한 추억을 털어놓을 때마다 애정이 묻어나왔다.
문경은 감독은 4일 서울 서대문구 신촌 세브란스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된 정재홍 빈소를 찾았다. “평소 밝은 선수라고 생각했다. 제가 기분이 안 좋거나 평상시 훈련하러 나온 재홍이를 보고 웃음을 짓곤 했다”라고 돌이켰다.
“정재홍은 농구에 대한 욕심이 많아 FA로 3년 전 뽑아서 데려왔다”라고 밝힌 문경은 감독은 “그 욕심은 (농구를) 사랑하는 것이었다. 경기를 못 뛰거나 종종 엔트리 제외를 당해도 (속상해하지 않고) 응원하는 모습을 보면서 농구를 정말로 좋아한다는 것을 느꼈다”라고 회상했다.
![]() |
↑ 문경은 SK나이츠 감독이 4일 서울 서대문구 신촌 세브란스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된 故 정재홍 빈소를 찾아 조문하고 있다. 사진(서울 신촌동)=옥영화 기자 |
문경은 감독은 현역 시절 한국 제일의 슈터였다. “정재홍은 경기 중 3점슛을 과감히 던져 많이 기용했다”라는 말에서는 왜 고인을 각별하게 생각했는지를 짐작할 수 있었다.
SK나이츠는 2017-18시즌 문경은 감독 부임 후 처음으로 우승했다. 당시 전주 KCC와의 4강 플레이오프 4차전은 문 감독이 코트 위 정재홍에게 가장 고마워한 경기였다.
문경은 감독은 “상대가 파울 작전으로 끊는 도중에 이현석이 다쳤다. (자유투를 던져야 하는 선수가 부상으로 못 던지는 상황이면 대체선수가 들어가야 하는데) 이현석을 대신해 들어간 정재홍이 자유투를 성공시켜줘서 고마웠다”라고 떠올렸다.
정재홍은 그날 자유투가 경기 첫 슛이었다. 문경은 감독은 “39분 동안 안 뛰었으니 몸이 안 풀렸을 텐데 슛 감각을 믿고 내보냈다. 정재홍이 넣은 자유투 덕분에 결승에 진출할 수 있었다. 지면 2승 2패로 쫓기는 상황이라 무조건 이겨야 하는 4강 플레이오프 5차전을 치러야 했다”라며 고인이 성공한 자유투의 중요성을 말했다.
문경은 감독은 2017-18시즌을 통해 선수와 사령탑으로 모두 우승을 경험한 KBL 3번째 기록의 주인공이 됐다. 정재홍은 4강 5차전 침착한 자유투 성공으로 SK가 챔피언결정전 2연패 후 4연승으로 원주DB를 꺾고 정상에 오를 수 있는 발판을 만들어줬다.
문경은 감독은 “지난 주말 밥을 사주며 맥주를 같이 마셨다. 집에 안 가고 숙소에 남아있길래 같이 시간을 보냈는데…”라면서 금방이라도 다시 만날 수 있을 것 같은 정재홍이 더는 이 세상에 없다는 현실에 말을 잊지 못했다.
SK 팀훈련은 사실상 중단된 상태다. 문경은 감독은 “(선수단이) 2박 3일 동안 빈소에 있어야 한다. 훈련을 쉬면 차질이 있지 않을까 싶어 웨이트 운동이라도 1시간을 시키려고 했는데 다들 펑펑 울어서 진행을 못 했다”라고 설명했다.
문경은 감독은
정말 아끼는 제자였다. 문경은 감독은 3일에 이어 4일 밤에도 정재홍 빈소를 지켰다. sportskang@maekyung.com[ⓒ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